[강민협 칼럼](5)남극, 또다른 세상"...남극의 여름, 그리고 만년빙
[강민협 칼럼](5)남극, 또다른 세상"...남극의 여름, 그리고 만년빙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0.12.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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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협 박사
(사)한국기술사업화진흥협회 기술품질연구센터장

12월 말인 지금, 한국의 계절은 겨울이지만 남극에서는 여름이다.

게다가 12월 21일은 24절기로 치면 하지로써,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남극에서는 여섯 달이 밤이고 나머지 여섯 달이 낮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하루 종일 밤이거나 낮인 경우는 남위 66.5도보다 더 높은 위도에서 나타난다. 여기 남극세종과학기지는 남위 62.2도에 위치해 있으므로 온종일 밤 또는 낮이 지속적인 경우는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여름인 경우 두시간 정도의 까만 밤과 또 두시간 정도의 어스름한 밤을 제외하면 낮이 지속된다.

아래 사진을 보자. 왼쪽은 12월 30일 새벽 2시, 오른쪽은 같은 날 아침 8시에 찍은 사진이다. 12월 29일 일몰은 22시 49분, 12월 30일 일출은 새벽 3시 7분이다. 일출 전과 후의 밝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체감적으로 하루종일 낮이라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바다에는 수시로 크고 작은 유빙들이 떠다닌다. 어디선가 빙벽에서 떨어져 나간 빙산조각들이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렇게 떠다니는 유빙들을 우리는 기지 마당으로 옮겨놓는다.

유빙을 옮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고무보트를 타고 나가서, 해안가로 조금씩 밀어서 이동시킨 후 포크레인으로 들어서 마당으로 옮기면 된다.

이 유빙을 잘게 쪼개면 천연얼음이다. 이 얼음은 빙벽에서 분리된 조각이기 때문에 매우 오랜 기간 즉, 수천 년 이상 된 공기를 담고 있다.

냉동고에서 물을 얼리는 방식과는 달리, 남극에서는 눈이 차곡차곡 쌓여서 얼음이 되기 때문에 이 얼음 속에는 눈이 내려 쌓이던 시점의 공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얼음은 여기서는 매우 중요한 간식거리이다. 팥빙수에 넣어서 먹기도 하고 술을 희석시켜 마시기도 한다. 만년 전의 공기를 음식으로 섭취하다니. 이 얼마나 짜릿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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