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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아침시](70)음악회에서
[뉴스N아침시](70)음악회에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0.12.09 0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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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강방영 시인, 시평/현달환 국장
강방영 시인
강방영 시인

노래 속에 나오는 구름이라는 말
유장하게 흐르는 산이 따라오고
방황하는 마음의 애끓는 호소

노래의 물결을 타고 떠나는 사람들
높은 바위에 올라 구름나라 건너
멀리 떠있는 고향 마을 산과 내로 가는 듯

밀려오며 바다 모래를 적시는 노래
둥둥 띄우며 온 하늘을 씻어내다가
거칠게 파도로 일어서 때리고 흔들다가

다시 땅 위에 살며시 내려놓고
사라져 가는 노래의 물살

-강방영 시인의 '음악회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노래가 흘러가는 것과 유사하다. 노래는 사람의 희노애락의 감정을 하나로 집결시켜주는 행위이다. 그러한 노래를 부름으로 인해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낼 수 있다.

파도는 모래를 싯어내는 데 최고일 수 있다. 바위틈이나 맨발에 붙어 있는 모래는 흘러가지 않으려고 붙잡는다. 그러한 행위를 아는듯 깨끗이 씻어내는 것은 파도이리라.

파도는 세월이라는 시간의 흐름에서 청소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찍어내는 것이다.

시간은 흐른다. 모든 것은 흐른다. 흐른다는 것은, 흘러간다는 것은 어쩌면 미래를 동경한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미래를 음악회에서 노래라는 행위로 내가 품은 감정을 톨톨 털어내는 것,

저 피도에게 맡기어 내 발등의 모래를 하나둘 씻어내는 것이다. 흐른다는 것은 어쩌면 '정화'작용인지도 모르다. 마음마저 시원하게 해주는.[현달환 시인]

◆강방영(姜邦英) 약력
1982년 『詩文學』지 9월호 추천 완료
시집: 『집으로 가는 길』 외 7권, 시 선집 『내 어둠의 바다』
저서: 『불멸의 연인 사포』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시가 있는 산문』
e-mail : by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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