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산, 예술의 최고봉은 詩..."시인은 인간답게 살아야"
이어산, 예술의 최고봉은 詩..."시인은 인간답게 살아야"
  • 뉴스N제주
  • 승인 2020.11.2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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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산 칼럼](104)토요 시 창작 강좌
이어산 시인, 평론가

■ 토요 시 창작 강좌(104)

□ 시인의 진정한 성공

지난 목요일 천안백석대학교에서 계간 '시를사랑하는사람들(시사사)'과 백석대학교가 공동으로 제정한 [2020 제6회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상식 모습
지난 목요일 천안백석대학교에서 계간 '시를사랑하는사람들(시사사)'과 백석대학교가 공동으로 제정한 [2020 제6회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상식 모습

지난 목요일 천안백석대학교에서 계간 <시를사랑하는사람들(시사사)>과 백석대학교가 공동으로 제정한   [2020 제6회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 수상자는 신달자 시인이신데 코로나19로 인하여 조촐하게 진행된 시상식이었지만 신달자 시인의 수상소감이 감동적이어서 소개한다.

그는 일전에 교통사고를 당하여 한 달동안 꼼짝 할 수 없는 상태로 누워있었다고 한다. 경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에게 가장 간절한 소원이 있었는데 "일어나 앉을 수만 있다면"이었다고 했다. 그 '간절함'은 시가 되었다.

그는 병상에서 읽은 책의 마지막 부분을 소개해 주었는데 "하나님의 존재를 Yes와 No로 대답할 수는 있지만 그분을 믿고 안 믿는 것은 평생의 삶으로 밖에는 증거할 방법이 없다"는 구절을 소개하면서 "시인도 시인이냐 아니냐는 그 사람의 삶을 통하여 짐작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시 기술자는 시인이 아니다"는 간접화법이고 "사람다운 사람이어야 진정한 시인"이라는 함의가 있었다.

예술에는 눈에 보이는 예술과 보이지 않는 예술이 있다. 보이는 예술은 그림이나 조각 등 실물적인 것이고 보이지 않는 예술은 철학이나 문학 등 정신과 사상에 관한 것인데 그 중의 최고봉에는 시가 놓인다.

지난 목요일 천안백석대학교에서 계간 '시를사랑하는사람들(시사사)'과 백석대학교가 공동으로 제정한 [2020 제6회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상식 모습
지난 목요일 천안백석대학교에서 계간 '시를사랑하는사람들(시사사)'과 백석대학교가 공동으로 제정한 [2020 제6회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상식 모습

신달자 선생은 그림을 그렸거나 계속 소설가로 남았다면 돈을 벌었을 거란다. 그러나 시는 돈을 벌거나 큰 명예를 얻는 일이 아님에도 선생의 일평생 일 중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시를 쓴 일이다"고 했다.

그렇다. 가수는 노래 한 곡만 히트를 쳐도 그 노래를 평생 부르고 다니며 수입도 올릴 수  있고, 명작을 남긴 화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작품의 가격이 올라가지만 시는 아무리 써도, 국민 애송시가 될 정도로 알려져도 경제적인 이익은 거의 없다. 그래서 시인은 가난한가 보다.

시의 진실은 아널드(M. Anold)의 말대로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정신의 깊이이며 미적 감동의 세계이다. 시인을 만나기 전에는 꽃도, 산도, 물도 침묵 속에 잠들어 있었을테지만 시인의 언어를 통하여 침묵 속의 삼라만상을 깨우고 그들이 하는 말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거나 다가오게 한다.

이것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의미망을 더욱 아름답게 확대시키고 빛나게 하는 공존의 언어다. 이것이 시적 진실이고 감동의 세계다.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이고 인간답게 살아가기로 맹세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거친언어나 막말은 시 언어가 아니다.

에머슨은 “내 자신에 대한 아름다움을 잃으면 온 세상이 적(敵)이다"라고 했다. "사람이 스스로 아름다움을 지니지 않는다면 세상의 아름다움을 결코 발견하지 못 할 것"이라고 한다.

오래된 시이지만 오늘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시를 소개하는 것으로 맺는다.

무엇이 성공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디카시 한 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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