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비자림로 사업 철회하라!”
[전문]“비자림로 사업 철회하라!”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0.09.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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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를 지키기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22일 성명
"환경부 무시하는 제주도의 나쁜 행정 관행 이제는 끝내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 모임'은 19일 오전 11시 비자림로 벌목현장에서 시민모니터링단을 결성됐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 모임' 시민모니터링단 결성 모습

지난 17일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고윤권 제주도 도시건설국장은 ‘12월 비자림로 공사 재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시민모임이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확인한 결과 제주도는 환경저감대책 및 시행계획을 제출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추후에 제출하더라도 환경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섣부르게 12월 공사 재개를 발표한 것이다.

제주도가 환경청과의 협의과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환경청과의 협의를 형식적 혹은 불필요한 행정절차 쯤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사 일정을 발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여러차례 문제가 된 행정에 대해 제주도는 반성하고 시정하기는커녕 또다시 오만과 교만으로 과오를 반복하려 한다.

2018년 8월, 처음 공사가 시작된 뒤 전국적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첫 번째 공사가 멈췄다. 2019년 5월, 3월에 재개된 공사는 법종보호종들이 다량 발견되면서 두 번째 공사가 멈췄다.

2020년 5월, 제주도는 환경청이 명령한 이행조치 없이 공사를 재개했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으며 하루 만에 세 번째 공사가 멈췄다. 그리고 또다시 12월 공사 재개를 발표하며 네 번째 행정력 및 예산 낭비, 시민모임과 여론을 무시한 민주주의 훼손을 반복하려한다.

원희룡 도지사는 난개발 논란 중의 하나인 송악산 개발에 대해 ‘자연환경을 지켜야 한다’며 최근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거주불능의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도 했다. 그의 언사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비자림로 공사도 지금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다. 일부 개발업자와 부동산 재벌들의 이해관계를 ‘주민 숙원사업’이라는 호도된 표현으로써 강행할 사업이 아니다. 주민들의 불편은 갓길을 정비하는 정도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

우리는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를 경험했다. 또한, 주로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던 태풍이 수온 상승으로 인해 북위 20도 이상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작년에는 이례적으로 가을 태풍이 여러차례 지나갔다. 온난화로 인해 산불이 더 쉽게 발생하면서 호주에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이 한달여 꺼질줄 모르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팬데믹 현상은 전세계를 마비시켰다.

기후위기와 팬데믹의 시대, 우리는 화석 연료를 제로에 가깝게 줄이고 경제 구조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그렇게 못 하면 머지않아 대재앙을 맞이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렇기에 비자림로 공사 논란은 단지 비자림로 공사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 여론뿐 아니라 전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제주도는 이 점을 직시하여 12월 공사 재개 계획을 철회하고 나아가 백지화해야 할 것이다. 만일 네 번째 공사가 강행된다면 또다시 네 번째 공사는 멈출 것이다.

2020년 9월 22일
비자림로를 지키기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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