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표 인사' 제주서 논란 지속…그는 왜 비판받나?
'원희룡표 인사' 제주서 논란 지속…그는 왜 비판받나?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7.29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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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긴급현안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2020.7.28 /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인사가 망사(亡事)다."

이른바 '원희룡표 인사'가 제주에서 연일 논란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임명을 추진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원 지사가 공직선거법을 어긴 자신의 선거캠프 출신 등 측근 인사들을 잇따라 기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원 지사가 대권 도전을 준비하며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동시 겨냥한 사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의회 인사청문 '부적격'에도 임명 강행…그 끝은?

 

 

김태엽 제주 서귀포시장 예정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도의회 행정시장(제주시장·서귀포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 예정자는 불과 석 달 전 제주의 한 중학교 앞에서 낸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논란을 빚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2020.6.29 /뉴스1 © News1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이례적으로 법 규정 여부에 관계 없이 정책적 합의를 통해 2014년 9월 행정시장(제주시장·서귀포시장)과 지방공기업 사장,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전격 도입했다.

사실상 이는 그해 7월 원 지사가 시민단체 출신인 이지훈씨를 제주시장에 임명했다가 각종 불법·특혜 의혹으로 이씨가 취임 한 달 만에 자진 사퇴한 데 대한 반성이었다. 실제 당시 원 지사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대도민 사과를 했었다.

이후 같은 해 9월 원 지사는 제주시장에 도 감사위원인 이기승씨를 내정했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도의회의 시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씨가 25년 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은폐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씨 역시 자진 사퇴했다.

다음 달 원 지사는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에 도 교통관리단장을 지낸 이성구씨를 내정했다. 인사청문회에 나선 도의회는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부적격 의견을 냈으나 원 지사는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잇단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서 임기를 1년여 남긴 2016년 11월 중도 사퇴했다.

2019년 10월 원 지사는 도 정무부지사에 효돈농업협동조합장을 지낸 김성언씨를 내정했으나 이때도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했다. 당시 도의회는 김씨의 부족한 행정경험과 전문지식을 문제삼아 부적격 의견을 냈었는데, 이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결국 김씨는 취임 8개월 만인 지난 2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사 관련 논란은 원 지사가 지난 6월 김태엽 서귀포시 부시장을 서귀포시장에 내정하면서 불이 붙었다. 당장 지난 3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김 부시장이 제주 안팎의 비판 여론과 도의회의 부적격 의견에도 최종 임명된 탓이다. 일단 그는 지난 1일 취임해 업무에 들어간 상태다.

◇선거공신 보은인사에 '눈초리'…4대강 인사도 등장

 

 

 

 

 

 

 

원희룡 제주도지사(가운데)와 김상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 지속발전센터장(오른쪽).2017.11.24 /뉴스1 © News1 DB

 

 


여기에 기름을 끼얹은 건 선거 공신에 대한 원 지사의 '보은(報恩)인사'였다.

실제 제6·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원 지사를 직·간접적으로 도왔던 측근들은 현재 도청 내부나 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에 배치돼 있는 상태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제주도당 사무처장을 지낸 문관영씨는 도 경제통상진흥원장, 원 지사 선거캠프에서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지낸 이승택씨와 강영진씨는 각각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과 도 공보관을 맡고 있다. 막후에서 선거를 도왔던 오인택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도 인사위원회 위원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는 건 지난 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요직에 배치된 인사들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은 한광문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도지사 후보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장으로 선출됐다.

이른바 '웨딩홀 사전선거운동'으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오경생 전 서귀포의료원장과 오태휴 전 도 공보관 역시 최근 제주의료원장과 제주테크노파크 윤리경영실장에 각각 임명됐다.

이와 별개로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며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었던 원 지사와 친분을 쌓아 온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 출신 김상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 지속발전센터장까지 최근 제주연구원장에 내정되면서 보은인사 논란은 다시 격화되는 분위기다.

◇정당·시민사회단체 잇따라 비판…元 "문제 없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긴급현안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2020.7.28 /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이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정의당 제주도당, 제주 10개 진보진영 정당·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민중연대 등은 연일 비판 성명을 내며 "인사가 망사", "도정이 직업소개소인가" 등의 표현으로 원 지사를 원색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원 지사는 일련의 인사 관련 논란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 지사는 전날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홍명환 의원(제주시 이도2동 갑·민주당)과의 긴급현안질문·답변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이나 전직 도지사 등한테 추천받은 인물을 내정했을 때 사실 결과가 별로 안 좋았다"면서 "다만 모든 인사는 제 책임이라는 점에서 결과적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의회가 인사청문회 결과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 저는 그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임명하게 된다"며 "도의회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고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람은 겪어 보면 안다. 6년 전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솔직히 누가 누구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는 안다. 여러가지 고려할 점도 있겠지만 인사권자로서 백방으로 인재를 고른다"고 했다.

다만 관련 논란에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저의 정치적 운명에 대해서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나서는 분들이다. 선거도 당연히 돕는다"고 인정하며 "다만 지난 선거에서 반대편에 섰던 분들도 도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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