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선 시인
이승의 緣(연)
-청향 조재선
심산유곡 손바닥 둥지에
산길따라 흘러 온 혼령
찬서리 울먹이는 밤하늘에
별도 달도 내 몰고
문 걸어 잠근 마음의 방
펼치다 다시 접은 이승의 실타래
하늘을 덮고
저승의 길목을 붙잡고 늘어지니
주섬주섬 주워 담을 적마다
절애고독 한이 서린 혼령
한숨으로 삭은 연민은
무녀의 작두끝에서 눈물로 환생하고
채 걸어보지 못한 길마다
접어 올린 생각만 허공에 두둥실
고개 숙인 대나무 숲속에
눈 돌린 가을 바람
낙엽 풀어 허공에 갈지字 던져 보고
처연히 들려 오는 대금소리
굳은 심장에 금을 긋나니
군불 지핀 아랫목에
잠시 누워 쉬었다 가세 한다
그대 발끝 초라하게 스며드는
이승의 緣
속 비운 대금소리에 달빛으로 물들때까지
애닯아 속 끓던 연민도 쉬며 쉬며 건너가세 한다
*Note : 삶이란 것은 매듭이 있다. 그것은 시간의 움직이는 기간까지라 말핳 수 있겠다. 삶이 다하면 시간이 멈추는 것이다. 그만큼 인생이란 시간의 움직임, 즉 살아있음을 말한다. 움직인다는 건 삶의 전부다. 그 삶을 사랑하는 건 본인의 몫이다.
움직임이 있는 삶은 그만큼 아름답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움직이지 못한다면 삶을 다하고 마는 것. 추운 계절로 돌아가고 있지만 움직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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