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인터뷰](21)김원구 한국수채화협회 도지회장..."영화관을 찾듯 미술관도 찾아달라"
[명사 인터뷰](21)김원구 한국수채화협회 도지회장..."영화관을 찾듯 미술관도 찾아달라"
  • 이은솔 기자, 사진=이승국 기자
  • 승인 2020.06.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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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제주' 창간2주년 기념 명사 릴레이 인터뷰21
"예술은 자기 마음 가는대로... 개성+자유+자기 표현"

한국미협제주도지회가 창립이 된 1955년 이 후 2000년 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수채화의 불모지였다.

타 시도에서는 이미 40년 전부터 협회를 결성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제주도는 인구도 적고 선뜻 앞장서 나서는 사람도 없어서 간간이 작은 그룹전이 1회성으로 끝나거나 그 명맥을 이어오지 못하고 중도에 끊기는 안타까운 시절이 있었다.

김원구 화백은 2002년 제주도 문화진흥원 초청으로 수채화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 후 김 화백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2004년 제주 수채화협회가 창립되었고 15회의 정기전을 개최했다.

제주도에서 수채화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아직도 수채화를 서양화의 기초과정 정도로 보는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수채화는 서양화의 한 분야로서 명암을 표현한다는 것은 같지만 재료의 성질이 불투명과 투명이라는 차이가 있어 다루는 과정과 기법 또한 다르다.

김 화백이 이끌고 있는 한국수채화협회 제주도지회는 회원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물이 전하는 자유분방한 성질을 이용한 다양한 기법으로 작품의 깊이와 질을 한 층 더 높여주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시도와 정기전을 통해 수채화의 매력을 알리고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2018남부워터칼라페스티발’을 비롯해 두 번이나 전국 규모의 행사를 제주에 유치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화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뉴스N제주 창사 2주년을 즈음해 제주에서 수채화의 르네상스를 일궈가고 있는 김원구 화백을 전격 인터뷰했다.

김원구 화백
김원구 화백

#.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략하게 본인 소개해주세요.

-. 저는 제주 출신이고요. 수채화를 전문으로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는 김원구라고 합니다.
현재 한국수채화협회 제주도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아마도 6~7세 때로 기억하는 거 같습니다. 9살 위의 형이 만능이였거든요. 공부도 1등 체육도 1등 이였는데 제가 공부는 형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형과 비슷하게 잘 할 수 있는거 뭘까 찾는 중에 어느 날, 형의 공책과 스케치북을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거기에 보니까 연필 드로윙이나 채색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참 신기하게 생각이 들더라구요. ‘연필이나 채색을 해서 이렇게 재밌게 되는구나’하고 남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시작이 된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또 하다보니 재미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 같습니다.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관심을 가지셨는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 6~7세 때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보구요. 본격적으로 깊이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미대를 갔죠.
그때 당시 제주도에서는 다 생활이 어려울 때라 저도 가정 형편을 고려하다 보니 육지로 갈 형편은 안 되었어요. 그래서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다녔습니다.

거기서 본격적으로 서양화 공부를 시작했고 다니다 보니까 수채화라는 재료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돼서 지금까지 수채화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 선생님이 생각하는 수채화란 무엇인가?

-. 수채화는 사용하는 재료부터 다릅니다.
서양화의 한 부분이고 빛과 그림자를 나타낸다는 것에서는 같은데 사용하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일단 수채화는 ‘투명하고 맑음’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큰 매력이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재료라는 부분에서 유화는 불투명이고 겹치고 겹치는 덧칠 기법으로 그려내고 수채화는 투명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밑색을 살려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적절하게 투명한 부분을 남겨서 흰색을 사용하지 않고 여백을 살려내고 맑음을 표현해 낸다는 면에서 감각도 있어야 하고 물의 성질도 알아야 하며, 그림 중에서 가장 맑으면서 깊은 맛을 살려낼 수 있는 좋은 장르가 수채화라고 생각합니다.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 예술 활동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 가장 인상적인 일은 2002년도 제주도 문화진흥원 초청 대상자가 되어서 첫 개인전을 초청전으로 하게 된 부분과 2011년도에 제주 현대 미술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하게 되었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제주도내 수채화 저변 확대와 수채화 발전을 위해서 서울을 비롯한 육지에 있는 여러 도시를 찾아 다녔습니다. 수채화 관련 행사를 제주 도내에 유치하고 싶은 마음에 육지에 있는 단체도 찾아 다니고 도내 관계자들을 부지런히 만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0년, 2018년도에 전국 행사를 제주도에 유치하게 되었고, 전국에 있는 수채화 단체가 다 모여서 연합전을 하게 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 또한 아쉬웠던 점이 있을까요?

-.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지역 정서에 대한 부분인데요. 제주도는 문화 활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 타지역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 관심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요.

특히나 제주 토박이들이 문화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제주 출신입니다만, 미술 전시회나 공연 등에 참석하는 비율이 많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 그러다 보니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배우고자 하는 분들도 거의 이주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 한국수채화협회 제주도지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 한국 수채화협회 제주도지회는 아직 회원이 몇 명 안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 전국 행사를 제주도에 유치하는 것과 수채화를 알리고 발전 시킬 수 있는 행사들을 기획해서 도민들과 관광객을 위한 기획전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 자신이 갖고 있는 예술 철학을 한마디로 집약한다면?

-. 어릴 때는 자기 정체성이나 그림에 대한 정체성이 불분명하니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남들처럼 흉내도 내보고 한다지만 예술이라는 것은 자기 표현입니다.

누구처럼이 아니고, 자기다운, 자기 마음 가는대로, 마음 그대로의 것을 화지에 남긴다든가 입체 작품을 만든다든가 하는 자기 표현으로 개성이 담긴 그대로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 평상시 취미 활동과 존경하는 인물은?(그 이유는?)

-. 저는 매일 운동을 합니다. 매일 아침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 재밌는 얘기지만 마음은 거의 도 대표 수준입니다. 족구는 도 대표로 뛰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아버지는 그냥 바르신 분입니다. 바른 생활을 하시는 분이죠. 물론 어릴 때는 마음껏 놀고도 싶고 한데 제재를 하고 하시면 불편하다고 생각도 했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까 "바른 생활이 가장 편한 생활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게 "가장 간단한 것이면서 가장 큰 부분이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김원구 화백과 뉴스N제주 인터뷰

#. 제주예술을 사랑하시는 도민께 당부나 하고 싶은 말씀.

-. 제주도민들이 그림에 대해 감상을 하고 싶다거나 전시관을 찾아 보는 일을 어색해 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서울에서는 영화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에 늘 사람들이 붐비는데 제주도에서는 관심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영화관에 영화를 보러 가듯이 미술관도 그렇게 어려운 곳이 아닙니다. 습관처럼 미술관을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 시도라도 해 보시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찾아 보시면 "참 좋은 곳이다. 그동안 미술관을 다녀보지 못한 것이 참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특히 문예회관 같은 곳은 입장료도 없습니다.
지인들과 벗들과 접근할려고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미술이 여러분들 곁에 더 가까이 더 쉽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미술인으로서 지인이나 주변 사람들을 자주 부릅니다. 같이 커피도 마시고 그림 감상도 하시면 더 즐거울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나름대로 전파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를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원구 화백 프로필

현)한국수채화협회 제주도지회장

ㆍ제주도문화진흥원 초청 수채화 개인전(200
ㆍ제주현대미술관 초대 수채화 개인전 (2011)
ㆍ버금갤러리 초대 개인전(2019)
ㆍ개인전 6회
ㅡ역임ㅡ
ㆍ남부워터칼라페스티발 대회장(2010)
ㆍ남부워터칼라페스티발 운영위원장(2018)
ㆍ대구시미술대전 심사워원
ㆍ대구수채화공모전 심사워원
ㆍ부산시미술대전 심사워원
ㆍ한국수채화공모전 심사위원
ㆍ현)한국수채화협회 제주도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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