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65)괭생이모자반
[뉴스N아침시](65)괭생이모자반
  • 뉴스N제주
  • 승인 2020.06.04 16:5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소하, 시평/현글
소하 시인
소하 시인

환영받지 못하는 생들이 부유하고 있다

바다숲 꿈나무로 태어나
사랑받던 유년시절 어제 같은데
향기마저 남루해진 쑥대머리
흉측한 모습으로 떠돌 줄
그때의 내가 알았다면
지금이 다를까

눈치 없는 척 살아가는 건 쉽나
지칠대로 지친 몸 어쩔 수 없어
잠시 쉬어가고 싶은 이 섬,
싫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 안쓰러워
바람도 걸음을 멈추고
긴호흡을 내쉴 때

이유없이 왔다가는 생이 있을까
6월의 햇살 아래
썩은 내를 풍기며 사라지기 싫어
바위마다 새기는
간절한 기도문

다시 꿈을 꾸는 나
혼미해지는 정신을 부여잡고
어떤 생을 키우고 가는
상생의 꿈

 -.소하의 '괭생이모자반'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악이라고 생각하는 윤리사상인 '성악설(性惡說)'이냐, 맹자가 선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스스로 완전해진다는 '성선설'(性善說)이냐의 철학적 개념과 나눈다면 단연코 성선설로 표현하고 싶다. 태어날 때의 그 파릇한 모습, 반짝이는 눈동자는 진정 선한 이미지일 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환경의 지배를 받다보니 그 성선설로 인한 탄생도 조금씩 희미하게 지워지는 것이다.

'모자반'은 1급수에서만 자라는 생물체이다. 그러나, 괭생이 모자반은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해안지방으로 밀려오면 거두어 말린 뒤 밭에 거름으로 많이 이용했지만, 바다에서 자라서 어선 항해, 조업등에 지장을 초래하고 해안가 경관을 훼손하여 골칫거리이다.

같은 바다에서 태어나고 자랄 적에는 형제우처럼 따뜻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결국 인간의 눈에는 좋고 나쁘고, 이익이 되고 불이익이 되는 지를 곧바로 알수 있는 시대가 됐다. 사회에서 올바른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을 자연의 변형에서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자연을 보면 인간의 변형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모자반의 일그러진 모습처럼.

*괭생이 모자반은 동중국해에서 발생해 제주 해안으로 유입되어 연안 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선박 스크루에 감겨 조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글 시인]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