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인물]강영아 센터장..."모든 것 할 수 없지만 여전히 무언가 할 수 있어 행복"
[뉴스N인물]강영아 센터장..."모든 것 할 수 없지만 여전히 무언가 할 수 있어 행복"
  • 현달환 기자/강정림 기자
  • 승인 2020.12.1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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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6년 전 갑작스런 교통사고 계기로 남은 여생 봉사의 삶 굳은 결심
"모든 어르신들 복지혜택 영위하고 누릴 권리 있어...더욱 확대해야"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하는 고민은 지금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또하나의 고민이다.

왜냐하면 과거엔 직장 은퇴후 퇴직금으로  그럭저럭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지만 수명이 길어진 요즘에는 퇴직금으로는 충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직업을 갖거나 또다른 수입처를 만들어야 풍요로운 노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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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노후가 불안정한다면 그것은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비용 지출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따져보면 우울증 등 심리적인 위축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사람은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 노후에도 일을 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꿈이자, 희망사항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이라는 것을 수입관계로만 생각하면 노후에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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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노후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일은 복지관이나, 경로당, 단체 모임 등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이러한 장소에서 교육을 듣고 삶을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다. 복지관 같은 곳에서 지내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 다니면서 열심히 활동하며 즐거움을 주는 멋진 사람을 만났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할 수는 있다."라고 말하며 봉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강영아 제주행복드림비전센터장.

자신의 삶은 온통 봉사라고 여기며 서귀포와 성산포를 오가며 강의하는 모습에서 여성의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녀의 강의를 지켜보면 어르신들이 모두 아이처럼 곧잘 따라하며 즐거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볼 때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를 백의의 천사라고 호칭하듯이 어르신들에게 웃음꽃을 전하는 천사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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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면 어르신들의 노후에서 오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집안에서 혼자 남아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시간을 소일하는 모습보다는 복지관같은 장소에서 강의도 듣고 웃음꽃을 피운다면 자식들도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안심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강 센터장을 만나 그러한 시스템에 대해 물어봤다. 사실 강 센터장이 처음부터 이러한 일을 한 것은 아니었다. 40대 초에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검사를 하던 중에 뇌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기적적으로 교통사고를 당해도 몸은 다치지 않아 살았지만 뭔가 기분이 묘해 병원에 간 것이 이상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맘때 즈음에 병실에서 창밖의 낙엽들을 보면서 다짐했다고 했다. 앞으로 봉사하면서 살겠노라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인생을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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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생각이 바뀌니 병도 도망간듯이 나아졌고 그 후로 공부도 하면서 자격증을 따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된 동기이다. 서귀포와 성산포에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달려온 세월.

더 많은 사람들, 어르신들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녀를 보면서, 아름다운 삶은 스스로 마음먹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걸 실감했다.

서귀포에 위치한 센터에는 어르신들에게 족욕까지 시켜드리는 시스템까지 만들어서 어르신들에게 인기란다. 그녀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면서 돌아 왔다.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은 지난해 코로나19 이전에 찍었던 사진으로 마스크 작용이 없다.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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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드림비전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 저희 행복드림비전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입니다. 바우처란 흔히 말해 '쿠폰'과 같은 의미인데요.

노인.장애인.산모.아동 등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일종의 이용권을 발급하여 바우처 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복지시스템을 말합니다.

치매예방교육, 웃음치료 등 저희 센터를 방문하는 어르신들 모두에게 소통과 어울림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와 같은 개념의 바우처 기관이 도내에 모두 13곳이 있지요.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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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센터를 개설한 계기는?

-. 어렸을 때부터 남을 위한 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다 보니 세월이 금방 흘러버렸더군요.

그 후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6년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는데 그때 병상에서 결심한 것이, 만약에 하늘이 저에게 또 다른 삶의 기회를 준다면 남은 생을 사회에 봉사하며 살리라고 굳은 결심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완쾌된 후 주위를 돌아보니 제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보였습니다. 바로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영역이었습니다. 그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르신을 위한 바우처 사업에 뛰어든거죠. 벌써 6년이 지났네요.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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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 어르신 상대로 하는 수업이란 딱딱해서는 안되요.
노래와 춤, 레크레이션, 게임, 미술 등 하루에 수업을 몇 타임씩 하다보면 목도 아프고 몸도 성치않아요. 그래서 자꾸 병원신세를 지곤 합니다. 그래도 저는 피곤한 줄을 모르고 살았네요.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사업인 만큼 행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를 해줘야 하는데 그것이 조금은 부족해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현장을 좀 더 이해하고 발로 뛰며 찾아가는, 그래서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줄 아는 실무에서의 그런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보람과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여러 사정으로 인해 소외된 어르신들이 많잖아요. 우울증으로 발전돼 바깥 나들이도 못하고 집에만 계시다가 저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모습에 보람을 느낍니다.

첫날 오실 때는 웃음끼 하나 없던 얼굴이었는데 점점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답니다.

그리고 저희 센터 프로그램 중에 EM효소를 이용한 족욕을 시켜드리는 과정이 있는데 따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제가 끓여드린 차를 마시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어르신들 모습을 보는 게 제일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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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존경하는 인물과 그 이유는?

-. 헬렌켈러는 삼중장애의 몸으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 사람이 한 말 중에 유명한 말이 있죠.
"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할 수는 있다."

사지가 멀쩡한데도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들과 천지차이네요. 보이지 않고, 말할 수 없고, 들리지도 않는데 이런 사고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저 역시 헬렌켈러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 센터의 향후 일정, 목표는?

-. 앞으로 센터를 더욱 발전시켜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바램이자 목표입니다. 그래서 한 분이라도 더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만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죠.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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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께 당부 말씀

-. 주위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동행할 수 있도록 서로 서로 손을 잡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르신들 모두 복지의 혜택을 영위하고 누릴 권리가 있거든요.  앞으로 우리들의 미래이기에 더욱더 간절하게 보듬어 드리고 싶네요. 함께 하면 젊어진답니다.

[덧붙이며]지난 일요일 행복센터를 방문했다. 이날은 강영아 센터장의 중학교 은사인 김오진 박사님과 함께 만남을 가졌다. 김오진 전 교장선생님은 이미 알고 있던 터라 만남에 부담이 없었는데 김오진 박사님이 하는 말 "제자가 이렇게 어려움을 딛고 많은 어르신들에게 웃음꽃을 주는 일을 한다는 것에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며 "내가 과거엔 스승이었지만 이제는 나도 나이들면 여기서 배움을 같이 하고 우리 제자한테 배우겠다. 다시 제자가 스승이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서귀포)

그 말에 같이 있던 우리들은 웃으면서 지났지만 사실, 배움이란 것은 끝이 없는 것이고 나이에 관계없이 배움은 이뤄진다고 본다. 제자가 다시 스승이 되어 가르치는 게 일상의 생활이 되는 것은 수명이 길어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강 센터장은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돈을 번다면 1층에 전체 식당을 하고 2, 3층에 센터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강 센터장의 꿈은 세월이 흐를 수록 포동포동 살이 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 센터장의 밝은 목소리를 뒤로 하고 건물에 걸려 있는 간판을 유심하게 바라보고 돌아 왔다.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보건복지부서 지원하는 사회복지 바우처 기관 행복드림비전센터 (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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