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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연클리닉과 함께하는 예비할아버지의 금연 도전기
[기고]금연클리닉과 함께하는 예비할아버지의 금연 도전기
  • 이은솔 기자
  • 승인 2020.03.27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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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서귀포시서부보건소 금연상담사
김은아 서귀포시서부보건소 금연상담사

따스한 봄날 오후, 금연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하신 분은 무릉보건진료소장님이셨는데, 마을에 금연을 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어 이동금연클리닉 운영을 부탁하셨다. 금연상담사로서 금연을 원하는 분이 있으면 찾아가서 돕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일정 조정을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찾아가기로 약속했다.

그 후 진료소 방문 첫 날, 금연등록을 하러 오신 분은 60대 남성이었다. 이 분은 어느 날 당신 꿈에 곧 태어날 손주가 나타나 ‘할아버지, 담배 끊으세요!’라고 하니 금연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금연상담사로 일하면서 금연을 하게 되는 여러 계기를 들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들어보고 신기하기도 해서 손주가 태어나기 전까지 옆에서 열심히 도와드리기로 했다.

이 분의 총 흡연기간은 40년을 넘었기 때문에 담배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니코틴패치와 금연에 도움이 되는 행동물품을 사용하고, 금연시작 첫 한 달은 1주에 1번, 그 후부터는 2주에 1번 진료소를 방문하여 상담을 진행했다.

처음 금연 등록을 할 때는 이 분의 오랜 흡연습관 때문에 금세 금단증상이 오거나 재흡연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금연에 대한 의지와 태어날 손주에 대한 애정으로 6개월 동안 꾸준한 상담과 성공기념품도 받으면서 금연클리닉을 마무리 했다.

이처럼 특별한 계기 혹은 단순한 이유로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서귀포시 서부지역 현재흡연자의 금연시도율은 2018년을 기준으로 14.4%로 제주도 전체인 24.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수치를 보면 아직 금연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인데, ‘혼자’하면 어려운 금연을 망설이지 말고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방문하여 ‘함께’하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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