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일그러진 모습 부끄러워"...민주당 제주도당 당원 탈당
"민주당의 일그러진 모습 부끄러워"...민주당 제주도당 당원 탈당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3.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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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지 못 할 망언 한 후보는 그에 걸맞은 책임져야 할 것"
더불어민주당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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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각 당원들의 탈당에 대한 사유와 그동안의 당 활동에 대한 뼈저린 반성의 뜻이 같음을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당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임을 부끄럽게 고백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서석연 외 2100명 당원들이 제주시 갑 선거구 송재호 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아 탈당을 예고했다.

이들 탈당 당원들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권’을 중요시하는 현 정부에서 주요 정책을 맡았던 여당의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로 나온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가 지난 19일 진행된 국회의원 후보 TV토론회에서 '평화와 인권이 밥먹여주나'라는 경악스러운 발언을 한 것조차 묵인하는 당의 정체성에 감추어진 편협한 ‘이기주의’의 속 얼굴이 있었음을 고백한다"며 "선거에서 서로간 공정하게 경선을 할 기회를 ‘전략공천’이란 명목으로 빼앗아 버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한 혁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같은 발언을 단순 말실수로 받아들이고 넘어가기에는 우리의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 이는 평소 내면에 잠재돼 있던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러한 후보가 대한민국 국회 집권당 후보, 그것도 전략공천된 후보라는 게 참으로 부끄럽다. 개탄스러움을 감출 수도 없다"고 허탈해 했다.

또한 "‘평화와 인권’의 가치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재임 당시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국가 폭력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함께 제주를 평화와 인권의 섬으로 만들기로 하면서 확산했다"며 "또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2018년 4·3 70주년 추념식에서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라며 평화와 인권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막말 사태를 계기로 우리들은 지나온 과거를 뒤돌아보게 됐다"며 "우리는 그동안 시민과 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인이고자 했으나 정작 그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시민이고 서민임에도 시민과 서민을 교화의 대상으로 삼는 어처구니없는 우를 지속적이며 조직적으로 범해 왔음을 고백한다. 서민의 삶과 절실한 애환을 대변하고 기득권의 일방주의로부터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처절한 투쟁에 앞장서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다수 대중들의 지지를 우리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는 도구로만 여기는 잘못을 저질렀다. 물론 당원으로 남아 있으면서 민주당 내부도 개혁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도 완수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당원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를 이미 넘어서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일부 중앙당의 모리배와 야합세력에 의해 저질러진 낙하산 공천행위와 민주당의 가치와 정통성에 맞지 않은 후보자에 대해 더 이상 방관자세가 능사가 아님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 결과, 우선 우리는 현재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가장 강력한 항의인 ‘탈당결의’를 하게 되었으며, 나아가 탈당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탈당결의에 임하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전략공천 철회로 시민과 당원의 짓밟힌 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 요구했다.

이어 "씻지 못 할 망언을 한 후보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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