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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칼럼]극순간의 예술, 이주의 디카시 감상 1- 이재훈의 '쉼'
[이상옥 칼럼]극순간의 예술, 이주의 디카시 감상 1- 이재훈의 '쉼'
  • 뉴스N제주
  • 승인 2020.03.25 06: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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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시인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이상옥 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이상옥 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디카시는 극 순간 예술이다.

디카시는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순간 포착하고 그 느낌이 날아가기 전에 짧게 언술하여 영상과 문자가 한 덩어리의 시로 실시간 SNS로 소통하는 디지털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장르다.

뉴스N제주는 ‘이상옥 칼럼'인 '극순간의 예술, 이주의 디카시 감상'을 게재합니다.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인 이상옥 교수는 1989년 월간 『시문학』지로 시인으로 등단하여 시집 『그리운 외뿔』 , 시론서 『시창작입문』 외 다수의 시집과 평론집을 펴냈다.

2004년 한국디지털도서관에 ‘디카시’라는 신조어를 처음으로 사용해 연재하고 그해 최초의 디카시집 『고성 가도 固城假道』를 출간하며 디카시 문예운동을 펼치는 가운데 『디카시 창작 입문』 외 여러 권의 디카시론서를 펴냈다.

창신대 문창과 교수와 중국정주경공업대 교수 지내고 현재 베트남 메콩대 교수로 초빙 받았으며,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제29회 시문학상, 제5회 유심작품상, 제24회 경남문학상, 제29회 산해원문화상을 수상하고 한국디카시연구소를 대표하여 제2회 황순원시인상을 받았다.

'뉴스N제주'와 '시를사랑하는사람들 전국모임', '한국디카시연구소'가 공동주최로 '2020신춘문예'에서 디카시 부문 기념비적 이벤트 공모를 처음으로 시도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독자들에게 좀 더 디카시의 장르에 대해 알리고 디카시를 꿈꾸는 많은 문인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는 장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뉴스N제주에 칼럼을 혼쾌히 게재해주신 이상옥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상옥 교수님의 수요강좌를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원합니다.[편집자 주]

개체, 실내, 산, 눈이(가) 표시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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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더 오래 쉬- 쉬-

감탄하며 쉬- 쉬- 하고 싶은

쉬 원한 세상

쉼 원한 세상

저 멀리 있을까

 

[해설]디카시는 극순간 멀티 언어 예술이다.

디카시가 멀티 언어 예술이라 함은 시가 언어 예술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영상과 언술이 하나의 텍스트, 즉 영상과 문자를 한 덩어리로 표현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양식을 의미한다.

시의 역사는 미디어 진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구텐베르크 혁명으로 인쇄 매체가 일상화됨으로써 시는 가창되는 것(시가)에서 종이에 인쇄되어 읽는 문자시로 진화했다.

인쇄 매체의 산물인 문자시가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시이다.

제2의 구텐베르크 혁명인 디지털 미디어의 출현으로 SNS 환경에서는 영상과 문자의 멀티 언어가 일상어가 되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찍고 짧게 언술하여 SNS로 소통하는 디지털 매체의 산물인 것이다.

디카시는 극순간 예술로 순간 포착, 순간 언술, 순간 소통을 지향하는 것이기에 문자시의 상상력과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다.

디카시도 시이기에 일반 문자시와 표현 기법에 있어서 같은 맥락이지만 영상이 기호로서 많은 의미를 함의하고 있기 때문에 5행 이내의 촌철살인의 압축된 언술로 드러난다.

위의 인용 디카시도 일반 문자시와 마찬가지로 언어 유희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화장실 남성용 소변기 너머로 설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멀리 산맥들이 보이며 그 위로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떠 있는 영상과 함께 화자는 소변기 앞에서 “쉬- 더 오래 쉬- 쉬-“라고 하며 감탄하며 쉬- 쉬- 하고 싶다고 언술하고는 다시 쉬 원한 세상으로 변주되고 또 다시 쉼 원한 세상으로 변주하며 언어 유희를 구사한다.

소변기 앞에서의 배설행위가 환기하는 안식의 세상은 현존에서는 실현되지 않고 있기에 화자는 화장실 너머로 저 멀리 보이는 푸른 하늘을 향해 물음을 던지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세상에는 쉼이 없는 고단한 실존만이 드리워져 있음을 언어 유희를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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