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스런 새봄이 머리를 쓰다듬고
수줍은 꽃들이 피어나고
느릅나무 위에선 음유시인 하나가
존재의 욕망을 드러내고
새로운 아이들이 풀밭에서 놀고
피로한 자들은 나무 아래서 잠자고
뺨을 붉힌 예민한 새 한 마리
물을 마시러 내려온다
처음 기어가는 등푸른 방문객
물컹한 애벌레의 첫 발자국에
내 그림자가 흘들리면 봄은
다 아는 듯 은밀한 표정
-원종섭의 ‘봄의 정원’
봄의 정원은 생기가 가득하다. 겨우내 움츠리고 숨죽였던 고요를 깨고 여기저기 부산스러운 모습들에서 시인은 더 강렬한 본질의 욕망을 보았는지 모른다.
풀밭을 뛰노는 아이들과 나무 아래서 잠을 자는 풍경으로 내려앉는 새 한 마리는 봄의 평온함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물컹한 애벌레의 첫 발자국에 흔들리는 그림자처럼 오감이 깨어나고 있는 봄, 봄의 정원으로 들어서면 눈 녹듯이 얼었던 마음도 녹아내릴 것 같다.
입춘이 지나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햇살 좋은 봄의 정원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이은솔 시인]
■시인 원종섭 프로필
서귀포 출생
2014년 ‘현대문예’ 신인작가 등단
영미시전공 영어교육학 박사
NAPT 미국시치료학회 이사
KIPT 한국시치료학회 시치료전문가
한국시치료연구소 힐링포엠 대표
(저서)
시치료시집 라파트리움1,2 최소영,도종환외 공저
중학영어1교과서(집필진.교육부 검정. 2017)
고등학교 관광영어 교과서(공저.검인정.2014)
제주어와 영어로 말하는 제주이야기(JDI제주발전연구원.2012)
A guide to jeju spoken in the language of jeju and english
포스팅아트시집 ‘로맨틱한 틈새’ 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