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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산, 새로운 트렌드, "디카시란 무엇인가?"
이어산, 새로운 트렌드, "디카시란 무엇인가?"
  • 뉴스N제주
  • 승인 2020.01.25 09:3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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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산칼럼(70)토요 詩 창작 강좌
이어산 시인, 평론가

■토요 시  창작강좌(70)

□ 문학 한류의 새 지평을 열어갈 디카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류로 K팝을 꼽는다. 뿌듯한 자긍심을 가져도 될 만큼 세계적인 문화다.
문학에서의 한류는 있는가?

문학에서 몇몇 소설가와 시인이 국제적인 상을 받기도 했지만 시는 아직 세계 변방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학의 한류는 아직 없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원하여 세계적인 문학의 한류로 성장할 수 있는 시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으니 디카시(digital camera詩)가 바로 그것이다.

OECD회원국 국민의 70%는 손글씨가 아닌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글쓰기를 한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바야흐로 '디지털 멀티언어'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멀티언어를 이용한 '디카시'는 2002년부터 시작하여 2004년 한국의 이상옥 교수(한국디카시연구소 이사장)가 그 개념을 정리한 디카시집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고 '디카시 창작입문'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구체화 되었다.

이 디카시는 폭발적인 마니아층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한국에서 발원한 문학의 한 장르로 이젠 중국, 미국, 인도, 독일, 일본 등 국제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외국의 대학에서도 디카시를 가르치는 곳이 생겨나서 국내외에서 많은 디카시 공모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디카시인협회(김종회 시인/황순원문학관 관장)와 '국경없는 디카시회'의 창립, '디카시 국제 폐스티발'이 열리는 등  '시의 대중화운동'에 연계 되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디카시'는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한글사전에 당당하게 그 이름과 개념이 올랐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으며 지난해 6월4일 실시된 고등학교 2학년 전국단위 모의고사에 공광규 시인의 디카시 '수련잎 초등학교'가 지문으로 제시되고 3문항의 시험이 출제됨으로써 수능시험에도 출제될 가능성 때문에 고등학생들도 이제 디카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디카시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

한국 디카시 연구소에서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쓸 것을 주문한다. 제목을 먼저 쓰고 현장에서 포착된 사진을 넣고 다섯 행 이내로 시적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쓰라는 것이다.

나를 따르라

쇤네에게는 겨울을 이길
여덟 척의 배가 있나이다.

   - 유레아


  진 주

진주 구슬에 꿰어진
남강 사랑

   - 조문정


디카시는 극 순간의 예술이다. 순간 포착된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시상을 1:1로 결합한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떠오른 시상이 사라지기 전에 디지털 문자언어로 남기는 예술이기에 퍼득거리는 생선과 같다고 하여 날시(生詩)라고도 한다.

찍어놓은 사진을 보고 작품성을 최대한 살린 시를 써서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면에서 시상이 떠오르면 그 장면을 즉시 찍고 그 시상이 날아가기 전에 폰카로 대표되는 디지털 문자로 써서 실시간으로 공유, 소통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쓰지 않은 시는 사진시(photo poem)다. 즉 문자시를 보완하기 위해 덧붙이는 사진, 내용에 맞춰서 그려넣은 삽화 같은 것이 된다.

디카시(digital camera poem)는 짧을수록 현장성을 유지할 수 있다. 여러 의미를 넣거나 문자시처럼 쓰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다.

왜 이런 개념을 강조하느냐 하면 문학한류로 성장해 가는 디카시를 지금 제대로 정리해 놓지 않으면 사진시와의 구분이 모호해져서 결국 디카시의 강렬한 순간 예술성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산,《생명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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