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특허비율은 해외주요국 3분의 1 수준에 불과
정부 R&D를 통해 생산되는 특허들이 정량적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해외 주요국의 특허나 민간 R&D 특허와 비교해 질적 수준에서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이 특허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 R&D의 투입비용 10억원 당 특허출원 건수는 2015년 기준 1.49건으로 해외 주요국 연구기관의 4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2017년 12월 발행한 ‘2016년도 정부 R&D 특허성과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 R&D 특허의 투입비용 10억원 당 출원 건수(특허생산성)은 2015년 1.49건으로 미국 공공연구소의 0.37건, 일본대학 0.31건, 미국대학 0.25건의 4배를 넘는 생산량을 보인 것이다.
반면 특허성과의 질적 결과는 생산성과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한국발명회의 온라인 특허평가분석시스템 산출 지표(SMART)를 이용한 국내 등록특허 질적 분석에서, 정부 R&D 특허의 SMART 우수특허비율은 11.7%로 외국인 우수특허비율 42.6%는 물론 민간 R&D 특허의 우수특허비율 12.2% 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내며, 전체 특허의 우수특허비율 평균인 19.7%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에 등록된 특허를 대상으로 한 질적 분석에서도 정부 R&D 특허는 다양한 지표에서 평균 이하의 질적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 R&D 특허는 패밀리특허국가 수 2.2개국, 삼극특허비율 11.7%, 피인용문헌수 4.3건, SMART 우수특허비율 6.1%, PQI 우수특허비율 6.8%를 나타내며, 각각 3.7개국, 23.2%, 7.8건, 15.8%, 17.9%를 나타낸 전체 미국등록특허 평균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의 시장성을 판단하는 지표로서, 패밀리특허국가 수는 하나의 발명을 여러 국가에서 보호받고자 출원한 전체 국가 수를 의미하며, 삼극특허는 특허 주요국인 미국 특허청(USPTO), 일본 특허청(JPO), 유럽 특허청(EPO)에 모두 등록된 특허를 의미한다. PQI는 OECD에서 사용하는 특허 품질 지표로 기술적・경제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측정하여 산출된 지표다.
이에 정부가 한 해 2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R&D에 투입하고서도 결과물인 특허의 생산량만 늘어날 뿐 질적 향상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R&D 과제들을 정량적 성과 지표로 평가하는 행정편의주의에 기인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위성곤 의원은 “4차산업혁명시대 신산업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질적 향상이 중요하다”면서 “특허 연계 기술개발(IP-R&D) 도입 확대 등 정부 R&D를 통한 지적재산권의 기술적·경제적 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