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50)붉음에 대하여
[뉴스N아침시](50)붉음에 대하여
  • 이은솔 기자
  • 승인 2020.01.11 22:19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곽인숙, 시평/현달환
곽인숙 시인
곽인숙 시인

바람에 섞인 소리
갈 길 잃은 난민처럼 흩어지고
빗소리
서로의 안부를 묻지 못하니
더 시린 잎사귀에
빗소리 들리는데

이별은
붉어지는 것이라며
덧없는 눈물이 흐르고
매미가 벗어던진 허물처럼
지난 날 나의 허물도
허물어져 가라

돌고 돌아와 흩어진다면
가을이 깊다는 것 알기까지
이별은
붉어진다는

-곽인숙의 '붉음에 대하여'

계절이라는 순환은 때로는 사람들에게 싱그러움을 가져다 준다. 그러한 계절을 음미하면서 감정을 표출하노라면 때로는 흑백이 가장 담백한 마음인지도 모른다.

가을이라는 계절을 붉음이라는 색채로 표현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껍질을 벗긴 진정한 정수를 보여주는 알맹이의 형태일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붉음이라는 색채는 모든 사물의 진솔함, 그 성질의 모습일 수 있을 것이다.

불루(Blue)가 아닌 점점 붉어지는 상황은 결국 익어가는, 아픔을 통해 점점 성숙해져가는 시간일 것이다.
비가 내려 땅속에서 점점 형체가 또렷하게 보이는 시간들이 붉어지고 있음에 맑아지고 있고 밝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본다. 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다 흐르고 흘러 나의 허물도 허물어지고 있을 것이다.새해의 시간처럼 새로운 삶으로. [현달환 시인]

곽인숙 시인

시사모 동인
(주)일양 대표이사
첫 시집 '동심원 연가' 상제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