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디자이너 이명숙 시인, 시조선집 ‘강물에 입술 한 잔’ 출간
[신간]디자이너 이명숙 시인, 시조선집 ‘강물에 입술 한 잔’ 출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9.12.06 14: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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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가는 길은 군살 없는 내리막
악마도 어떤 날은 물기슭에 처박히네
천사를 표절한 죄가 가벼울 리 없으리

이승은 이미 개판 노잣돈도 거덜 나 요령 소리만 쟁쟁
행간 가득 이는 파동
가는 듯 아니 가는 듯 가도 가도 제자리

강물에 입술 한 잔 어설피 띄워 놓고
생의 온기 염하는 역류성 저 슬픈 시심
밭은 숨 영영 남기고 가란다고 가려나
   -이명숙의 ‘강물에 입술 한 잔 띄워 놓고’ 전문

이명숙 시인
이명숙 시인

8년째 제주에 둥지를 틀고 사는 제주의 이방인.
어느덧 제주를 더 잘 알아가고 있는 시인 이명숙.

그의 금빛으로 물들인 머릿결이 햇살에 비추면 더욱 더 곱게 비추어 제주인답지 않은 고운 얼굴을 소유하고 있는 이명숙 시인이 자신의 시세계를 정리한 립스틱보다 더 맑은 시조선집 ‘강물에 입술 한잔’을 발표했다.

이번 출간된 ‘강물에 입술 한잔’은 시조집 ‘썩을,’이후 두 번째로 펴낸 작품이다.

詩는 끝없는 사랑, 끝없이 느껴야 詩를 쓰는 이유로 끝도 없는 사랑을 한다는 이명숙 시인은 ‘편지는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자크라캉의 말을 빌어 “나는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시인의 길을 향한 끝없는 애정을 내비쳤다.

이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답잖은 내가 시답잖은 나를 쓰며 詩의 발자국 따라 시뻘건 불 속에서도 서러운 눈 뜨는, 수박향 오후 번지는 오후”라며 자신의 가야할 길을 정의했다.

이명숙 시집 표지
이명숙 시집 표지

이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진짜 좋다”며 “사랑에서 비롯된 모든 현상과 그 뒤에 웅크린 채 나를 닦달하는 그리움이 좋다. 시를 쓰면서 살고 있는 내 자신의 시답잖은 모습이 예뻐 보여 다행”이라고 현재 생활에 만족을 드러냈다.

염창권 시조시인은 시조평에서 “이명숙 시인의 시조들은 날개를 단 서양의 용처럼 파토스의 불꽃을 내뿜는다”며 “특히 ‘블러드스톤’ 작품은 시 전체를 지배하는 상징이고 종교시는 아니지만 몸으로 살아가는 비바리의 헌신을 숭고한 구속의 의미에 대입시킨다”며 암석처럼 단단한 꽃으로 피어나기를 기대했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독창적인 영감과 기발한 상상력을 구사하는 그녀의 시는 특별한 개성과 기민한 감각을 확보하는 힘이 세다”며 ‘세련되고 참신한 오감과 이미지들을 치열하게 구축하는 독자적인 시세계가 돋보이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시조 작품이 하나의 환상이나 몽상의 구조에 기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신화적이고 주술적이며 환상적이고 몽상적인 상상력으로 인해 시조작품은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모를 지니게 된다”고 평했다.

한편, 이우디는 (본명 이명숙). 제주 거주. 2014년 《영주일보》시조 신춘문예 당선. 2014년 《시조시학》 신인상. 2019년 문학청춘 시 신인상. 시조집『썩을,』 . 시조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 ‘강물에 입술 한 잔’
▷지은이 이명숙
▷펴낸곳 도서출판 고요아침
▷ISBN No 979-11-90047-90-6 (04810)
▷초판발행 2019년 11월 13일
▷총페이지 106P
▷가격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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