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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수 명상칼럼](7)멀리 볼수록 여유롭다
[박태수 명상칼럼](7)멀리 볼수록 여유롭다
  • 뉴스N제주
  • 승인 2019.11.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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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만나는 명상 칼럼(7)
박태수 제주국제명상센터 이사장
박태수 제주국제명상센터 이사장
박태수 제주국제명상센터 이사장

■아침에 만나는 명상 칼럼(7)

얼마 전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내일을 살고 싶은 절박한 신호“ 라는 주제의 포럼이 있었다.

청소년들이 오늘을 사는 데 너무 힘들어서 자해自害를 통해 그 힘든 마음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인생 100세 시대에 그 10분의 1도 살지 않은 청소년들이 ‘이생망-이번 생은 망쳤어”라는 끔찍한 생각으로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도 살아갈 날이 구만리인데, 그 10분의 1 앞에서 ’이생만‘이라며 좌절하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이생망’의 저변에 깔린 청소년들의 인식은 이러하다. 현재의 자신은 부모님의 기대나 학교 선생님의 기대, 나의 기대에 못 미치게 살고 있다. 그래서 부모도 싫고 학교도 싫고 나도 싫다.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극히 미약하여 함께 어울리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삶을 계속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지극히 부정적인 현실인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현실 인식은 필자의 청소년 시절과는 사뭇 다르다. 1960년대 초,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때이다. ‘신동아’라는 시사저널에 ‘신발끈 매는 시간’ 이라는 칼럼이 있었다. 육상경기에서 달리던 선수가 운동화 끈이 풀어져서 그것을 매는 동안 다른 선수는 이미 결승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글이다.

청소년 시절 그 글은 필자에게 너무 절실하게 다가와 지금도 교훈처럼 여기며 살고 있다. 그 때는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보니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오늘 날 청소년들은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어도 정신적으로 현실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져서 몸과 마음이 나약해졌다. 6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은 시대의 변화만큼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의식도 매우 달라져 있다. 

우리는 누구나 현재보다 미래에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 누구에게나 지금 이 순간은 힘들고 어렵다. 현실은 되는 게 없고 힘들기만 하여 ‘이생망’을 선택한다.  그러므로 가능한 지금의 고통은 피하고 환상의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원하는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누구나 현재보다 미래에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사진=박태수 이사장)
우리는 누구나 현재보다 미래에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사진=박태수 이사장)

켄 윌버는 이렇게 질문한다. “우리는 어떻게 나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어떻게 하면 자신을 초월하여 힘든 현실을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지혜를 얻고자 하는데 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자신의 내면에 있으면서 자신을 넘어선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부족하다.

나라고 하는 ‘외적인 나’가 세상을 살아가다가 문제에 부딪치면 ‘내면의 나’가 그것들을 바라보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힘들어 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다. 가정이나 학교, 사회는 그러한 힘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괴로움을 관찰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괴로움에서 벗어나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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