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음의 여유와 999칸의 기와집
[기고]마음의 여유와 999칸의 기와집
  • 뉴스N제주
  • 승인 2019.10.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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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연 서귀포보건소 보건9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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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양 남산에 999칸의 거대한 기와집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어느 날 한 선비가 소문을 듣고 찾아왔지만, 허름한 오두막 뿐이였다. 오두막을 둘러보던 중 “허백당”이라는 당호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집주인을 알아보니 당대 최고의 학자이자 명재상인 홍귀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비는 홍귀달을 찾아가 999칸의 기와집 대신 “허백당” 당호가 붙은 오두막만 있는 까닭을 물으니 홍귀달이 웃으며 대답하였다.

“비록 허름한 오두막이지만, 내가 허백당에 누우면 999칸의 사색을 하고도 여분이 남는다.”

선비는 재상까지 지낸 홍귀달이 이처럼 청렴하고 소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음에 크게 감탄했다고 한다.

홍귀달은 높은 자리에 있을 당시에도 수수한 선비복 차림의 생활을 즐겼을 정도로 청렴한 생활을 하였고,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겠지만, 주변에 만족하며 마음을 비우고 청렴으로 마음의 풍요를 채워 나갔다.

나는 이처럼 청렴과 만족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끝없이 바라고, 무언가를 채우기 위하여 탐욕을 부리곤 한다. 사회적으로 부정부패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직자는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지 않아야 한다. 단순히 청탁과 금품수수를 멀리하는 자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자리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마음속에 있는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 부끄러운 행동을 깨달아 오로지 자신의 맡은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면 청렴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성품과 행실을 높여 청렴한 마음으로 999칸의 기와집을 채우며 공직생활에 임한다면 신뢰하고 투명한 공직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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