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제주인의 삶과 문화 담은 제주어 도서와 자료ㆍ상품 한 자리에 모여
[전시회]제주인의 삶과 문화 담은 제주어 도서와 자료ㆍ상품 한 자리에 모여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9.10.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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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주어연구소, 제주어 주간 특별 기획 '제주어 도서ㆍ자료전-제주어, 제주를 담다'
10월 4일~15일까지 포지션민제주…제주어 사전류ㆍ저서ㆍ구술자료 등 도서와 연표
제주어 시디ㆍ제주어 상품ㆍ제주어 활동 자료ㆍ제주어 문양 설치 ‘제주어 폭낭’ 등 전시
4일 오후 5시 개막, 제주어 구술 토크ㆍ제주어 가수 양정원의 노래 공연도

왼쪽부터 석주명의 <제주도방언집>(1947), 박용후의 <제주방언연구>(1960), 현평효의 <제주도방언연구-자료편>(1962)

제주어 관련 도서와 예술 작품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이사장 강영봉)가 제주어 주간 특별 기획으로 10월 4일부터 15일까지 제주시 중앙로 포지션민제주(삼도2동 주민센터 옆)에 마련한 '제주어 도서ㆍ자료전-제주어, 제주를 담다'가 그것이다.

왼쪽부터 석주명의 '제주도방언집'(1947), 박용후의 '제주방언연구'(1960), 현평효의 '제주도방언연구-자료편'(1962)
왼쪽부터 석주명의 '제주도방언집'(1947), 박용후의 '제주방언연구'(1960), 현평효의 '제주도방언연구-자료편'(1962)

4일 오후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2주 동안 열리는 이 전시회에선 제주어 연구와 자료 조사 등의 제주어 연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연표, 제주어 연구물, 연구 보고서 등 그동안의 활동상을 벽 설치로 보여준다. 또 관련 도서와 자료, 음악 시디, 상품 자료 등의 실물 등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방언사전인 석주명의 『제주도방언집』을 비롯하여 방언학자 박용후ㆍ현평효ㆍ송상조ㆍ강영봉 등이 낸 제주어 사전류, 현용준ㆍ진성기의 제주어 무속 자료와 본풀이 자료, <설화집성>, 제주어 민요 자료와 민요 사전, 속담 사전, 제주어 생애 구술 등 다방면의 제주어 자료 등이 전시된다.

1960년대부터 2019년 현재까지 방언학자들의 개인 연구물과 제주어 관련 연구 보고서 등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제주어 시집과 산문집, 동시집과 동화집, 제주어 시디, 제주어 영상, 제주어 만화 등 제주어를 활용한 예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제주어 조례>와 <제주어 발전 기본 계획>(1~3차) 등의 제주어 정책 자료, 제주어 문양을 응용한 상품과 제주어 캘리 상품, 제주어 활용 달력 등도 전시된다.

제주어연구소는 이번 전시회를 위하여 화가 김영화 씨에게 의뢰하여 특별 제작한 제주어 문양 30선을 활용한 설치 작품 <제주어 폭낭>과 제주어 쓰기 체험 공간도 마련해 볼거리와 재미도 선사한다.

이밖에 제주어연구소,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 제주방언연구회, 제주학연구센터 등의 활동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한다. 이들 자료들은 제주어연구소 소장 자료, 행정기관, 교육기관, 제주어 단체, 개인 등의 도움을 받아 모았다.

한편 개막식에선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전문연구위원의 진행으로 ‘구술(口述)을 구술하다’ 제목의 구술 토크도 마련된다. 구술 토크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지난 2014년부터 제주어 구술 채록 사업에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는 김성용(제주어교육연구회장), 최연미(돋을양지책드르 대표), 김미진(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 김보향(제주대학교 강사) 씨가 나서서 제주어 구술 생애 채록을 하면서 느꼈던 경험담을 풀어놓는다.

또 제주어 가수 양정원 씨가 특별 출연하여 제주어 노래로 행사 분위기를 띄운다.

강영봉 이사장은 “제주어 도서와 자료를 수집하다보니 제주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들을 다방면으로 많이 하고 있었다”면서 “학계, 제주어 단체, 예술단체와 예술인, 도민 사회, 행정 등에서 조금씩 더 제주어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소멸 위기의 제주어도 지켜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며 고마워했다.

전시 문의=064-722-2203(제주어연구소), 064-725-4410(포지션민제주)

초청장
초청장

‘제주어 도서ㆍ자료전-제주어, 제주를 담다’를 기획하며

제주어가 진중하다 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국어사나 국어방언사에서의 제주어의 위치는 확고하며, 유네스코의 소멸 위기의 언어로 분류한 사실 또한 제주어의 가치를 증명해준 바 있다. 제주어에는 제주 정신과 제주문화가 녹아 스며들어가 있으매, 제주의 정체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가 제주어 도서와 자료를 수집하고 전시하는 일은 ‘제주어 연구가 어디쯤 와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가늠하게 할 것이다. 제주어 조사와 연구는 한동안 연구자들의 몫이었다. 석주명, 현평효, 박용후, 김영돈, 현용준, 진성기 등 선학들의 제주어 조사와 연구를 위한 열정과 노력은 후대들에게 대물림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언어 환경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제주어는 소멸 위기의 언어로 분류되어 제주도민들에게조차도 ‘낯선 언어’가 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0년 12월 8일 제주어를 ‘사라지는 언어’ 5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위험에 처한 언어’로 분류하였다. 이에 앞서 제주특별자치도는 200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언어조례인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공포하여 제주어 보전과 전승을 위한 노력을 하였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였다. 그러다가 유네스코의 발표 이후 제주에서는 제주어 보전과 전승을 위한 노력들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어도서자료전’을 준비하면서 제주어 보전과 전승을 위해 많은 노력들이 있었음을 확인한다. 제주어 구술자료, 제주어 연구자료, 제주어를 활용한 도서(시, 동시, 동화, 그림책 등), 음악, 영화, 만화, 글씨, 문양 등을 위해 예술인들이 많은 힘을 써왔다. 또 신문과 방송의 노력, 제주어 단체 등의 노력과 활동 등이 있었다. 제주어 자료를 축적하기 위해 뚜벅뚜벅 힘든 길을 가고 있는 분들과 그들 앞에서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풀어내주는 어르신들께 경의를 표한다.

제주어 자료가 다양하게 나왔지만 모든 자료를 다 전시장에 내놓지는 못했다. 부족하지만 그동안의 제주어 연구 업적과 제주어 자료 등을 드러내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제주어 연구자들의 사기 진작과 더불어 제주어 연구 분위기 조성에도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제주어의 소중함을 알리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예술가들, 제주어 단체 관계자들의 노고를 함께 되돌아보기 위함이다.

이번 도서전에는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가 소장하는 자료 외에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원,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 등에서 자료 협조를 해 주었다. 그리고 개인 소장 자료들도 도움을 받았다. 자료를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제주어는 제주사람들의 정신이 담긴 문화결정체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는 제주도민들과 함께 제주어와 제주문화의 보전과 가치를 드높이는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부지런히 허커메 잘덜 지켜봐 줍서.

2019년 10월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드림

■도움 주신 분

김효은(캘리그래퍼)
도서출판 각
도서출판 한그루
민디자인플래닛
박순동(뚜럼브라더스)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
‘사랑스런 제주어’ 밴드
설문대어린이도서관
양정원(제주어 가수)
제주그림책 연구회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
현명관(제주대 교수)
홍진숙(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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