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물 절약하는 우리집
[기고]물 절약하는 우리집
  • 뉴스N제주
  • 승인 2019.09.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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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제주시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
물절약 공모전 수상작
고정희 제주시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
고정희 제주시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

“엄마, 물이 분수처럼 퍼져요! 와 우리 집 수도꼭지 바꿨어요?”

둘째 딸이 학교에서 오자마자 화장실을 가서는 손을 씻으며 엄마에게 물었다.

“그래. 수도꼭지 반짝반짝하지. 오늘부터 우리 집도 물 절약하는 집이야.”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왜 며칠 전에 말해줬잖아. 우리 아파트에 물 절약 되는 절수기기 신청하는 거 했다구.”

2019년이 시작되었을 때 아파트 입구에 (사)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실시하는 절수기기 설치에 관한 현수막을 보고 신청을 하고도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드디어 교체를 시작한다는 공고가 붙었다. 난 또 부리나케 신청을 했다. 그리고 신청한 날 아침이었다. 애들을 보내고 정신이 없던 날 아침 절수기기를 설치하러 오셨는데 30분 정도 걸려서 집안 곳곳에 절수가 되는 수도꼭지로 바꿔주셨다.

때마침 들어오던 큰 딸이 이렇게 물었다.

“아. 바로 엄마가 신청했다는 거 오늘 했구나!”

“그래. 물은 정말 시원하게 잘 나오지. 정말 물은 중요하지. 물이 집에 어떻게 들어오는지 알아. 예전에 책에서도 보여줬지. 햇빛을 받아서 물이 수증기가 되어서 구름 속에 들어 있다가 무거워지면 다시 땅으로 비가 되어 내려오잖아. 그리고 그 물이 땅으로 스며들어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상수도로 모여서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약같은 처리를 하고 우리 집까지 오는 거야.”

우리 두 딸은 엄마가 어렸을 때 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본다.

“옛날엔 엄마가 어렸을 때 집까지 수도가 연결이 되어 있어도 물이 잘 안 나올 때가 많았단다. 그래서 큰 이불을 빨려면 마을에서 떨어진 해안가까지 가서 물이 나오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까지 들고 가야 했어. 갈 때는 정말 낑낑 거리고 가져가고 거기서 빨아서 널 때 정말 무겁지. 그래도 거의 말려서 좀 가볍게 가져올 땐 깨끗해진 만큼 마음도 좋았어. 그리고 물이 안 나와도 우리 집 옆에는 지하수를 파서 물이 나오는 집이 있어서 그 집에 물을 길어서 같이 쓰곤 했었단다. 너희들도 만일에 물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할래?”

“피이. 그러면 바로 신고해야지!”

“난 또. 우리 애들이 나를 위해서 물을 길어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

“엄마, 그럴 일도 없지만 그냥 슈퍼가서 먹을 물 사와도 되지 않아요?”

“우리 두 딸은 정말 현실적이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저녁이 되었고 때마침 신랑이 들어왔다.

“야, 우리 수도꼭지 물이 정말 시원하게 나오는데…”

“아, 저번에 얘기한 수돗물 절약하는 절수기기 설치 신청했잖아요. 오늘 와서 교체했어요.”

“어쩐지 우리 집이 갑자기 물이 세게 나오니까 참 좋네. 예전보다는 물이 잘 나오는 거 같고 말이야. 그래서 우리 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중인거야.”

“그야. 예전에 물이 귀했었다고요. 당신도 이야기 해봐요.”

“그치. 나도 예전엔 물이 정말 귀한 중산간에 살았었지. 그땐 수도가 집에까지 들어온 것 좀 커서고 막 어렸을 땐 물을 길어오셨었지. 그리고 아빠 어렸을 땐 목욕하는 것도 쉽지 않았었단다. 너희들 할머니가 옆 마을까지 멀리 걸어서 가서 물을 길어 오시기도 했었지. 특히나 한 겨울엔 물을 데워서 목욕을 형제끼리 같이 하기도 했었지. 그래야 물을 많이 안 쓸 수 있었으니까...”

“아빠, 어렸을 땐 목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구, 나도 그때 살았으면 목욕도 자주 안하고 좋았을 텐데.”

“그건 아니지. 지금은 물이 잘 나오고 물의 고마움을 알고 목욕은 자주 해야겠지. 건강을 위해서 말이야.”

“ 잘 하면 물도 아끼고 게으름도 피우고 할 수 있었는데...”

“ 둘째 딸 그런 것에 머리쓰지 말고 좀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생각해 봐봐?”

“그야. 양치할 때 지금처럼 컵에 물 받아서 하고 세수할 때도 물을 받아서 쓰면 되는 거잖아.”

옆에서 큰 딸도 한 마디를 거든다.

“그리고 목욕할 때도 물을 욕조에 받아서 쓰면 되잖아요.”

“그래, 우리 집에서 나만 물을 아끼는 방법을 하면 되겠네. 이제까지 설거지할 때 물을 그냥 흘려서 썼는데 통에 받아서 하고 말이지. 엄마만 잘 하면 되겠네.”

그렇게 그날 저녁은 우리 집에서 물 절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렇게 물은 우리 주위에 너무나 가까이 있다 보니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지냈던 것 같다. 물이 없는 생활을 이젠 생각할 수도 없다. 예전엔 깨끗한 물이 제주도 해안가나 산 속에서 샘솟고 했는데 지금은 우리 생활이 편안해져 물을 함부로 쓰고 버려지고 있으며 물이 점점 더러워지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다시 예전처럼 깨끗한 물을 우리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계속 쓰려면 지금부터라도 물에 대해 생각을 하고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오늘부터 우리 집 물 절약하고 깨끗한 물로 만들기 약속이야.’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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