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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칼럼](2)인상(印象)
[김성훈 칼럼](2)인상(印象)
  • 뉴스N제주
  • 승인 2019.09.0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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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수필가

■인상(印象)에 대하여(2)

김성훈 수필가
김성훈 수필가

우리는 항상 누군가에게 어떤 느낌을 주면서 살아간다.

누군가에 대하여 말하게 되면 으레 “그 사람은 날카로운 인상이다”라거나 “그녀는 첫 인상이 친절하게 느껴져”라는 표현을 하게 마련이다.

인상(印象)이란 마음에 찍히는 이미지이다. 그런데, 이 인상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상냥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고 상냥한 인상 속에서 악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은 내각 구성을 위해 각료들을 선택할 때 추천받은 한 사람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그를 제외시켰다.

그를 추천한 사람이 타고난 얼굴에 대해서 평가를 하는 것이 적절한 행위인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링컨은 태어날 때는 모습이 제각각이어도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면 모든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링컨의 젊은 시절 얼굴과 마흔이 넘은 링컨의 얼굴을 사진으로 비교하여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흔이 넘은 링컨의 사진을 보고 미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링컨의 얼굴이 신뢰감을 준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난의 연속이었던 링컨의 일생을 보면 인상을 쓸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켄터키주 하전빌(Hodgenville)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던 링컨은 학교 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많은 시간의 독서와 독학으로 1833년 변호사가 되었다. 링컨은 1834년에 일리노이 주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1847년에는 연방 하원의원이 되었다.

1861년 링컨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링컨대통령은 1863년 노예해방선언을 했으며 1865년 남북전쟁(American Civil War)이 끝났다.

1865년 4월 14일 워싱턴의 한 극장에서 배우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가 뒤에서 머리를 겨눠 쏜 총탄에 맞아서 링컨은 최후를 맞이하였다. 배우 존 윌크스 부스는 남북전쟁에서 남부를 지지하였던 것이다.

링컨은 노회(老獪)한 정치가이면서 엄격한 도덕론자이기도 했지만 우울증을 유머로 극복할 정도로 웃음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이었다. 링컨의 두 번째 취임연설을 읽으면 누구든지 한 위인의 숭고한 삶에 대한 묵상(默想)을 하게 될 것이다.

“아무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하나님이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 대로 의(義)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우리들이 하고 있는 과업들을 완수하도록, 이 나라의 상처를 싸매도록 그리고 전쟁으로 생겨난 과부들과 고아들을 위하여, 의를 이루고 증진시킬 수 있으며 우리들 가운데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 더불어 평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수행하도록 노력합시다.”

나는 매일 아침 마흔이 넘었다는 것에 경외감을 느끼면서 거울을 본다. 링컨의 삶과 신뢰를 주는 인상을 생각하면서 거울을 보면, 그의 경구가 내 마음속에서 매일 아침 종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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