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연극발전에 기여한 제주출신 원로 연극인 강한근(79세)씨가 연출한 ‘제주 배비장전’이 서울 대학로에서 무대에 올려진다.
강한근씨는 제주 연극계의 산증인이며 개척자로 제주지역 연극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는데, 이번에 11월 5일과 6일 양일간 서울 대학로에서 개최되는 제9회 늘푸른연극제에 정낭극단이 선정되어 ‘제주 배비장전’을 공연할 예정이다.
‘늘푸른연극제’는 만 75세 이상 한국의 원로 연극인들의 예술인생을 다양한 공연형식으로 기록하고 복원하는 축제로 올해로 제9회를 맞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작품은 제주출신 강한근 연극인의 ‘제주 배비장전’ 외에도 김재건씨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여무영씨의 ‘갈매기’, 장미자씨의 ‘춤추는 은 및 초상화’ 등이 있다.
이번에 ‘제주 배비장전’을 연출한 강한근씨는 인터뷰에서, “1975년 3월에 제주 최초의 아마츄어 극회인 ‘제주 YMCA 대학생 극예술연구회’를 창립했고 그 때 창립 공연작품으로 유치진 선생의 ‘버드나무 선 동네 풍경’을 연출·지도했다. 아마 이게 최초의 제가 데뷔한 작품이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서 “‘제주 배비장전’은 소설로 보면 풍자와 해학이 뛰어난 작품이지만, 김경이라는 양반이 제주도 신임 사또를 맡아서 부임할 때에 여자를 멀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여자를 멀리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안 사또가 애랑이와 방자와 함께 계약을 꾸며가지고 배비장이 봉변당하는 그런 모습이 보여진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소설을 읽어보면, 여기에 나오는 제주 지명이, 지금 쓰고 있는 지명이 나온다. 이 작품에서 제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제주의 문화유산인 제주 언어, 제주 무속, 제주 민요, 제주 풍속·풍물, 제주 의상 등을 유지 보전시키고자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제주를 보여준다. 제주가 갖고 있는 문화예술을 이 연극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다. 관광제주가 아닌 문화제주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고랑 몰라마씸(말해도 몰라요) 제주배비장전 꼭 보래옵써예~”
강한근씨는 제주시 출신으로 오현고(12회)와 건국대학교를 졸업했으며, 1975년 3월 제주대, 제주교육대, 제주전문대, 제주간호전문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제주 최초로 제주YMCA 대학생 극예술연구회 ‘가람극회’(현 ‘가람극단’) 창립했고 1980년 1월에는 제주 최초의 전문극단인 ‘정낭극장’을 창단, 창단공연으로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이근삼 작)’를 연출했다. 현재까지 50년 동안 100여 작품 연출 및 연출지도를 했다.
한편, 이번 ‘제주 배비장전’ 공연에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오현고 출신 선후배가 연출과 주연배우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강한근씨는 오현고(12회)와 건국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주연배우를 맡은 김영철씨는 오현고(24회)와 제주대학교를 졸업했다.
제9회 늘푸른연극제에 참가하는 ‘제주 배비장전’은 11월 5일, 6일 저녁 7시30분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되며 관람료는 40,000원이며 예매 문의는 (02)498-0403(아트리버)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