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는 제2회 제주4·3영화제 단편 경쟁 섹션 ‘불란지’의 예선 심사 결과가 공개됐다.
7월 16일(화)부터 8월 16일(금)까지 총 31일 동안 출품작을 공개 모집했으며, 극 영화 265편, 다큐멘터리 12편, 실험 영화 6편, 애니메이션 12편 등 모두 295편이 접수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고의경 제주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양동규 다큐멘터리 감독, 정유진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이사, 한형진 제주의소리 문화부 기자 등을 예선심사위원단으로 위촉해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결과 총 10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디-데이 프라이데이 ▲돌아오지 않는 배 ▲머리카락 우주 ▲사자의 시 ▲소년 유랑 ▲없는 산 ▲연 ▲옥순의 조각 ▲작별 ▲중섭 등이다. (이상 가나다 순)
본선 진출작들은 제주4·3, 광주5·18, 미군 위안부, 재일제주인, 분단, 일제강점기, 이태원 참사 등 역사적인 문제를 저마다 개성 있는 영상 언어로 풀어냈다.
‘사자의 시’(연출 이상진)는 4·3 당시 무수히 스러져간 희생자들의 한을 위로하면서 실험적인 연출을 시도했다.
‘없는 산’(연출 정진아)은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흔적을 자신만의 보폭으로 차근차근 짚어가며 그 무게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돌아오지 않는 배’(연출 이지유)는 일본 오사카에 정착한 제주 대정읍 출신 임용길(100세) 할머니와의 심도 깊은 인터뷰를 통해, 격동의 세월을 감내한 재일제주인들의 아픔을 보여준다. ‘옥순의 조각’(연출 박주희)은 99세 최옥순 할머니가 자신이 살아온 긴긴 세월을 손녀딸에게 들려주는데, 푸근한 말투 속에는 생존을 위한 나름의 고투, 가족을 위한 헌신이 담겨 있다.
‘디-데이 프라이데이’(연출 이이다)는 5·18민주화운동 이후 남겨진 이들의 시간을 담담하면서 여운 있게 그려낸다. ‘작별’(연출 공선정)은 이태원 참사가 1년이 지난 뒤, 슬픔과 분노를 기억하면서 동시에 삶의 즐거움도 기억하며 살아내야 하는 남은 이들의 감정을 묵묵히 비춰준다.
‘중섭’(연출 김승환)은 6‧25전쟁 당시 제주에 1년 남짓 머물렀던 실존 인물 이중섭 화가를 통해, 전후에도 제주를 짓누르던 4·3의 무게를 보여주는 동시에 예술가의 강렬한 영감과 삶의 의지를 상상한다. ‘소년 유랑’(연출 이루리)은 불안정한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의 성장에 신령스러운 소재를 더하면서, 불안함마저 신묘하게 전달한다.
‘연’(연출 김민호)은 분단으로 인해 기약 없이 이별해야만 했던 부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연이라는 소재와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은은한 화면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머리카락 우주’(연출 최진욱)는 아직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의 마음에서 한 편의 성장기까지 나아간다.
예선심사위원단은 “본선진출작들이 보여준 시선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을 관통하며 관객들에게 울림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주제뿐만 아니라 영화로서의 완성도 역시 함께 고려하면서 작품을 추렸다”고 설명했다.
불란지 단편 경쟁작은 제주4·3을 과거에서 현재까지 연결해 확장하는 작품을 비롯해, 언어·인종·문화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조명하거나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부각시키는 작품을 찾는다. ▲제주4·3 ▲저항 ▲독재 ▲분쟁 ▲학살 ▲분단 ▲난민 ▲이주 ▲재일 ▲재난 ▲해체 ▲노동 ▲자본 ▲차별 ▲트라우마 ▲치유 등을 주제로 한 40분 이하의 단편 작품을 장르 제한 없이 모집했다.
본선 심사는 11월에 열리는 제2회 제주4·3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된다. 본선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최우수 작품상은 1편, 작품상은 극영화, 다큐멘터리를 각각 1편씩 선정한다. 최우수 작품상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작품상에게는 각각 상금 100만원씩과 상패를 수여한다.
제2회 제주4·3영화제는 ‘틈새에서 솟아오른 빛’이란 슬로건으로 11월 21일(목)부터 24일(일)까지 열린다. ‘올해의 특별시선’(주제: 구조적 폭력), ‘묵직한 공명’, ‘단편 경쟁 불란지’ 섹션으로 진행한다.
문의: 제주4·3평화재단
064-723-4360
https://jeju43peace.or.kr
jj43ff@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