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연초’ 줄고 ‘전자담배’ 늘어
시중 상품 90%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과세 사각지대에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에 과세된 담배소비세액은 3조 7440억원으로 전년도 3조 7424억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담배소비세는 지방세법에 따라 제조·수입한 담배를 과세대상으로 하여 각 지자체가 담배 제조사와 수입사에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담배 가격에 담배소비세가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상 흡연자가 부담하는 세금이다.
담배소비세율은 궐련형(연초) 담배 20개비당 1007원, 전자담배 니코틴용액 1㎖당 628원, 궐련형 전자담배 20개비당 897원 등 과세종별로 다르게 정하고 있다.
담배소비세액 규모 추이는 담배 종류에 따라 엇갈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궐련형(연초) 담배의 세입 감소다. 궐련형(연초) 담배의 담배소비세 과세액은 2021년 3조 1235억원에서 2022년 3조 1046억원, 지난해 2조 9837억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담배의 세입은 크게 늘었다. 니코틴용액 및 연초(고형물) 유형을 모두 포함한 전자담배에 과세한 담배소비세액은 2021년 5033억원에서 2022년 6374억원으로 26.6% 늘었고, 지난해에는 7597억원으로 전년대비 19.2% 증가했다.
소위 ‘시가’라 불리는 엽궐련 담배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엽궐련 담배에 과세한 담배소비세액은 4억 3980만원으로, 전년도 2570억원에서 71.1% 증가했다.
위성곤 의원은 “세입통계상 전자담배의 증가세가 뚜렷하긴 하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시중 상품의 90%를 차지하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담배로 인정되지 않아 완전한 과세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담뱃잎과 천연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것만 담배로 인정하고 있다.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든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기 때문에 담배소비세는 물론 개별소비세,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의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위 의원은 “현행법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담배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담배의 정의와 과세기준, 세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1인당 담배소비세액이 가장 큰 지역은 제주(11만5천원)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세종(6만2천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어서 충남(10만6천원), 강원(10만5천원), 충북(10만1천원) 순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