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자 칼럼](41)단편소설, 《마스크를 좋아하세요? 나는 마스크를 좋아합니다.》연재 -4회
[이문자 칼럼](41)단편소설, 《마스크를 좋아하세요? 나는 마스크를 좋아합니다.》연재 -4회
  • 뉴스N제주
  • 승인 2024.09.0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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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
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

뉴스N제주는 ‘이문자 칼럼’인 '내 인생의 푸른 혈서'를 게재합니다.
이문자 님은 시인이자 소설가로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으로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류 작가입니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원,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문학상 수상 외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2024년 한국소설가협회 신예작가 선정되기도 했고 시집 <푸른혈서> 외 다수의 작품을 냈습니다.

앞으로 '이문자 칼럼'을 통해 자신이 쓴 시를 함께 감상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상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현재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가 시라는 언어를 통해 내 마음의 힐링과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뉴스N제주에 칼럼을 허락해 주신 이문자 시인님의 앞으로의 건승을 빌며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바랍니다. 이번주부터 '마스크를 좋아하세요? 나는 마스크를 좋아합니다.' 단편소설을 5회동안 연재합니다.[뉴스N제주 편집국]

이문자 작가
이문자 작가

 

마스크를 좋아하세요? 나는 마스크를 좋아합니다.

이문자

유나는 전화를 끊고 미나와 여행에 대하여 구체적인 얘기를 하고, 인터넷으로 자유여행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했다. 20분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카톡이 울렸다. 예약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유나와 미나는 마음먹은 김에 예약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부터 카톡을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준비해 나갔다.

여행 날 새벽이다. 5시에 예약해 놓았던 택시가 아파트 402동 앞에 대기하고 있다. 입구에서 가까운 미나네 동이다. 유나와 미나는 택시 기사와 인사를 한다. 기사는 캐리어 두 개를 차량 트렁크에 올려준다.

“어디, 좋은 데 가시나 봐요?”

“필리핀 여행 가요.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지금은 막히지 않으니까, 30분 정도 걸릴 거예요.”

옆에서 유나가 검정 크로스 가방의 지퍼를 열고 부스럭부스럭 소리를 낸다. 다시 한번 여권, 지갑, 핸드폰, 충전기를 확인한다.

“도착했습니다. 짐 내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제1여객터미널 3층에서 6시 15분 여행사 직원과 간단한 미팅이 있었다. 줄을 서서 짐을 부치고, 출국장을 통과해 시간을 보냈다. 화장품과 가방이 있는 면세점을 둘러보았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탑승구에 줄을 선다. 유나는 화장실 쪽으로 몇 발짝 걸어가다가 그만둔다. 미나는 화장실 쪽으로 뛰어간다. 유나는 미나의 가방도 메고, 오른손에 두 개의 여권을 가지고 있다. 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유나와 미나는 탑승구 줄을 따라간다.

“어서 오십시오. 자리는 이쪽입니다.”

승무원이 비행기표를 확인하고, 미소 가득한 얼굴로 방향을 안내한다. 자리는 그들이 선택한 창가 쪽이다. 조금 있으니, 중년의 키 큰 남자가 좌석 입구 쪽에 앉는다.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 남자는 졸기 시작한다. 비행시간이 짧지도 않은데 계속 잔다. 새벽에 나오느라 잠을 설쳐서일까? 아무튼, 불편하게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울 수도 없어서 유나는 화장실 가는 것도 포기한다.

“탑승하기 전에 다녀오라고 했잖아.”

“안에도 화장실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로 생각했지.”

미나가 마스크를 잡아당긴다. 유나는 비행기에 탑승해서 주문한 물만 만지작거린다. 승무원이 내리기 전 쓰라고 체크 용지를 내민다.

“승객 여러분, 비행기가 곧 막탄 공항에 도착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안전밸트를 매 주십시오.”

방송을 듣고, 앞에 펼쳐진 식사용 판을 고정해 올려놓고 잠갔다. 앞 좌석의 승객이 등판을 앞으로 당겨 고정한다.

핸드폰 시간을 보니, 한국과 필리핀 시각이 같이 뜬다. 시차는 1시간 정도다. 여행사에서 예약해 놓은 현지인이 마중 나와 있었다. 유나와 미나는 준비된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막탄의 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열악했다. 판자촌이 많고, 판자촌 사이사이에는 빨래가 걸려 있다.

두 사람은 호텔에 도착해서 간단한 절차를 밟고, 키를 받아 7층 방으로 올라가서 짐을 풀었다. 준비해 온 컵라면으로 우선 식사를 해결했다. 중요한 소지품 가방을 챙겨서 1층 로비로 내려갔다. 달러를 페소로 환전했다. 호텔 앞에는 두 명의 경찰이 지키고 있다. 경찰을 지나 앞에 가면 환전소가 있고, 관광 상품을 파는 상점들이 있다.

상점 쪽으로 걸어가는데, 트라이시클을 타고 나가라고 현지인이 자꾸 부른다. 유나와 미나는 좀 더 내려가서 재래시장이 보이는 곳에서 망고와 망고스틴을 샀다. 상점 주인이 먹기 좋게 칼집을 넣어준다.

두 사람은 픽드랍 요청을 한 시간에 맞춰서 호텔 로비 앞에 서 있었다. 우선 마사지 가게에서 스톤 오일 마사지를 받고, 근처 식당에서 새우가 가득 들어간 요리를 먹었다. 식사를 끝내고 식당 근처, 나름 한국 사람을 위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카페라테를 시켰다. 오후 6시가 지나자, 막탄의 거리는 어두워진다. 호텔로 돌아와서 일찍 잠이 든다.

유나는 일찍 눈이 떠져서 작은 조명을 켠다. 새벽 5시이다. 옆 침대에서 미나가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조명에 미나의 얼굴이 보인다. 미나의 코와 코 주위가 붉게 부풀어 있다. 부풀어 있는 한쪽은 흉터인 듯 부푼 부분이 파여 있다. 순간 유나는 놀랐다.

처음 학원에서 미나를 만났을 때는 흰 피부에 선명한 이목구비였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왜 피부에 염증이 심한 거지? 쉬지 않고 마스크를 써서인가? 아니면, 화장품 부작용인가? 미나가 잠든 침대 옆에 마스크가 떨어져 있다. 잠들면서도 귀에 걸치고 잠든 모양이다.

조식을 먹으러 미나와 호텔 식당으로 내려갔다. 아침이라 간단히 빵과 주스로 식사한다. 미나가 커피를 가지러 간다. 한참 후에 돌아온다. 커피가 나오지 않아 기다리다 왔다고 한다. 잠시 후 호텔 직원이 커피 두 잔을 가져와서 두 사람 앞에 내려놓는다. 뷔페식당인데, 직접 가져다주는 호텔 직원이 아주 고마웠다. 호텔 1층에서 나가 수영장과 바닷가를 구경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 4시경 호텔 앞에서 트라이시클을 타고 돌려고 갔는데, 조식 때 친절하던 직원이 사복을 입고 서 있다. 옆에는 귀엽게 생긴 친구와 순해 보이는 남자가 함께 서 있다. 두 사람도 조식 때 본듯하다. 유나와 미나는 트라이시클을 함께 타게 되었다. 한동안 어색하게 말이 없었다.

“제 이름은 제임스입니다. 한국에서 오셨지요? 저도 한국에 있다가 작년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세요?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셨는데요? 어디에 계셨는데요?”

“저는 인천에서 영어를 가르쳤는데요. 팬데믹 시기가 길어지면서 학원이 문을 닫았습니다. 한동안은 견디며, 소개받은 집으로 영어 과외 수업도 갔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심해지고, 취직도 되지 않고 해서 들어왔습니다. 여기서는 가족이 있으니 그래도 괜찮습니다. 요즘은 이곳도 많이 활기를 찾았습니다. 여행객도 예전처럼 많이 늘었거든요.”

“우리는 영어학원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영어를 배우다 보니, 언어가 영어인 나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대화하는 것이 두렵네요.”

“제 이름은 유나고 옆에 친구는 미나입니다. 좋은 곳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아침에 커피를 가져다준 친구는 제니입니다. 그리고 옆에 앉은 귀여운 친구는 케시입니다. 우리는 멋진 야경이 보이는 바닷가 음식점에 가려고 하는데, 괜찮으시면 함께 가실래요?”

(단편소설 《마스크를 좋아하세요? 나는 마스크를 좋아합니다.》 연재 5/4회, 다음에 이어서.)

◆이문자 프로필

이문자 소설가, 시인, 칼럼니스트

. 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

. 뉴스N제주 칼럼니스트

.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종로미술협회 회원

. 한국예총 종로지부 기획위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 이사

.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문학상 수상 외

. 한국소설가협회 2024 신예작가

. 단편소설 《내미는 손》, 시집 《단단한 안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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