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오염수 괴담 예산 1.6조원?
[논평] 오염수 괴담 예산 1.6조원?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9.0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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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거짓 선동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하라
위성곤 국회의원
위성곤 국회의원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 6천억원이 투입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증 결과, 정부가 주장한 1조 6천억원은 오염수 방류 사태와 전혀 관련 없는 사업들을 무더기로 짜기운 ‘영끌’ 숫자임이 밝혀졌다. 정부는 수십년 전부터 이어온 사업들을 후쿠시마 괴담 예산으로 둔갑시켰다.

1.6조원은 야당이 아닌 ‘윤석열 정권발 선동 예산’이다. 윤석열 정권은 수산업 발전을 위해 마땅히 늘려야 할 예산을 억지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연관짓고 끝까지 우기는 국민 기만 행위를 당장 멈춰라. 그리고 1.6조원 산출 과정을 사업별로 낱낱이 해명하고, 국민께 사과하라.

(1) 3년간 3,572억원을 낭비했다던 ‘수산업가치 및 소비촉진 제고’ 예산의 실체는 매년 똑같은 금액을 편성해온 △청소년 쿠킹클래스, △적십자 바자회, △이달의수산물 선정, △영유아체험교실 등 사업이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해,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실시한다던 △온오프라인 할인행사(대한민국 수산대전)와 △전통시장 지원(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도 포함됐다. 이 예산이 낭비됐다면 경제무능, 민생파탄으로 내수경기를 침체시킨 윤석열 정권이 주범일 것이다.

(2) 3년간 3,353억원을 낭비했다던 ‘수산금융자금 이차보전’ 및 ‘수산물 품질관리’ 예산은 정부가 무슨 배짱으로 오염수 대응 예산이라 우기는 것인지 의아한 수준이다. 1981년 어업인 후계자 육성 사업으로 탄생한 △수산업경영인 육성자금, 1988년부터 영어민에 지원해온 △어업경영자금, 2004년 칠레와 FTA 맺으며 생긴 △부채경감대책자금, 2009년 귀촌한 어가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어촌정착지원금 등 20여개 내내역사업들이 도대체 어떻게 오염수 ‘괴담’ 때문이란 말인가?

(3) 3년간 1,263억원을 낭비했다던 ‘긴급경영안정자금’ 예산은 정부가 △오징어 어획량 급감에 따른 긴급자금 지원, △고수온 피해 양식어가에 복구비 지원, △고금리로 어려움 겪는 어업인에 이자 지원 용도로 사용했음을 밝혀냈다. 동해안에 오징어가 안 잡혀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서 쓴 예산을 왜 오염수 ‘괴담’ 예산에 포함시켰는지 정부는 해명해야 할 것이다.

(4) 3년간 2,839억원을 낭비했다던 ‘수산물 수매지원’ 예산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 이후 오히려 집행액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었다. 91억원을 낭비했다던 ‘수산물 이력제’ 예산은 매년 똑같은 금액을 편성하다가 올해에만 22억원 순증했는데 이는 △시스템 프로그램 개발, △인증심사 프로그램 개발, △민간클라우드 운영비 등 IT 개발 비용으로 편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20년 넘게 이어온 수산물 이력제 사업비를 오염수 ‘괴담’ 예산이라 주장하는 것은 무식한 발상이다.

(5) 3년간 260억원을 낭비했다던 ‘해양 방사성물질 감시체계 구축계획 사업’은 연례적으로 편성하다 2021년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이 발표되자마자 문재인 정부에서 증가시킨 예산이다. 현 사업비는 문재인 정부에서 전년대비 25.6%, 35.7% 증가시키고, 윤석열 정부에서 전년대비 23.1%, 39.7% 증가시킨 결과다. 두 정권이 누구 때문에 예산을 확대했는가? 정부는 대한민국 야당이 아니라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정상이 아닌가?

(6) 3년간 36억원을 낭비했다던 ‘산지위판장 수산물 안전관리’ 예산은 지난해 갑자기 예비비에서 60억원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정부는 36%인 23억 6400만원을 불용했다. 예컨대 사업 수요가 전국에 단 2건 밖에 없어 5억원 넘는 예산을 불용하고, 수산물에 안전필증 스티커 부착한다는 한심한 발상으로 7억원 넘는 예산을 전액 불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도대체 혈세 낭비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불과 며칠 전 국회 결산 심사에서 이 모든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더니, 꿋꿋하게 일본을 돕기 위한 선동·날조를 이어가는 윤석열 정권의 의지가 대단하다.

무슨 일만 벌어지면 전 정부 탓, 야당 탓, 남탓하는 버릇은 이제 고칠 때가 됐다. 도이치 주가조작은 하필 김건희 여사 계좌를 이용한 사람에게 수익창출 당한 탓, 명품백 뇌물수수는 박절하지 못함을 몰래 촬영한 사람 탓, 바이든-날리면 사태는 회칼테러를 기억 못 한 MBC 탓, 이태원 참사는 음모세력의 조작 탓. 도대체 국정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에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야당 탓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하는 윤석열 정권은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2024년 9월 8일

국회의원 위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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