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0일 금요일부터 9월 2일 월요일까지 3박4일간 제주 일대에서 ‘평화의 바다로 연결된 우리!’라는 제목으로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가 열렸다.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는 동아시아 바다를 무력 분쟁 없는 평화의 바다로 지켜내고자 하는 세계인들이 모여 매년 개최하는 국제행사로서, 2014년 5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이후 2015년 오키나와, 2016년 대만, 2017년 일본 이시가키 섬, 2018년 제주, 2019년 대만 진먼 섬, 2023년 일본 미야코 섬을 방문해 국경을 초월한 연대를 계속 이어왔다.
2024년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는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제주위원회,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국제평화단체 개척자들,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등이 함께 준비하였고, 제주, 대만, 오키나와, 필리핀, 하와이, 미국, 독일, 캐나다, 영국 등에서 모인 60여 명이 참여했다.
국제캠프 참가자들은 3박4일간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대정읍 송악산과 알뜨르비행장 및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그리고 강정마을 일대를 돌아보며 가속화되는 기후위기와 제주도의 난개발 및 동아시아의 군사화 및 생태학살 문제를 함께 살펴보고 그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2014년 평화의 바다 국제캠페를 시작한 동아시아의 세 섬 오키나와, 대만 그리고 제주도는 서로 상이하지만 또한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극심한 국가 폭력과 전쟁에 의한 수탈로 인해 고통을 받아온 공통점이 그것이다.
올해로 10년이 된 국제캠프는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통해 전 세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길 염원하는 이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환경 파괴와 새로운 군사기지 건설, 전쟁 훈련과 증가하는 위협을 비판하였으며, 국경을 넘어선 우정과 연대를 통해 평화를 이뤄가기로 결의하였다.
3박 4일간의 국제평화캠프를 마친 참가자들은 9월 2일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아래 첨부한 국제공동성명서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발표하였으며, 내년 국제캠프는 대만에서 열기로 했다.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site/peacefortheseakor/home?authuser=0
*2024 평화의 바다를 위한 국제캠프 발표문 모음 https://docs.google.com/document/d/1m2ZwdM7dS_EpGTLF8W19PjIbpXvdsqmze0neJXzy6pU/edit?usp=sharing
▲2024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참가자들이 강정천 일대 생태계 파괴 현장 걷기와 제주해군기지 앞 인간띠 잇기 행사 참여를 통해 군사기지 없는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를 요구하였다. 사진 =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국제공동성명서] 평화의 바다로 연결된 우리
우리는 2024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를 맞아 ‘섬들의 연대’라는 기치 아래 제주에 모였습니다. 2014년 강정마을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우리의 평화캠프는 오키나와, 대만, 이시가키, 진먼, 미야코에서 모여 공동의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 그룹은 언어, 나이, 성별, 국적, 배경의 차이를 초월한 연대와 우정의 유대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생생한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대규모 환경 파괴, 군사화 증가, 과도한 개발, 인종주의, 가부장제, 식민주의, 약탈적 자본주의에 뿌리를 둔 불평등에 맞서 평화, 생명,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의지로 뭉쳤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에서의 대학살, 주로 미·중 군사주의로 인해 발생한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 증가, 그리고 전 세계의 수많은 다른 분쟁들에 직면하여, 우리는 세계의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과 연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모한 물리적·심리적 군사화의 물결과 이를 정당화하는 서사를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군사화는 전쟁을 막지 못하며, 핵무기는 평화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군사화는 환경 파괴를 가속화하고, 기후 재난을 초래하며, 사람들 사이에 분열을 만듭니다. '안보'가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고, 전략적 이익보다 사람들의 복지와 사회적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환경을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진정 발전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제주도는 현재 세 가지 주요한 군사화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실상 공군기지가 될 제2공항 건설 계획으로 이는 동아시아의 긴장과 갈등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 위협은 제주 주변 해역에서 자주 실시되는 군사 훈련입니다.
한국, 미국, 일본은 사실상 세계를 위협하는 3자 군사동맹을 형성했으며, 올해 제주 남쪽 해역(동중국해)에서 우주 영역 작전을 포함한 첫 번째 다영역 합동 군사 훈련인 '프리덤 엣지(Freedom Edge)'를 실시했습니다. 이 지역의 증가하는 군사 활동은 제주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위협은 제주도정이 방산업체 한화와 협력하여 제주에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제주에 우주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섬의 군사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들과 남태평양 섬들을 과거에 식민화한 역사를 배우고 반성해야 합니다. 일본은 미군과 협력하여 규슈, 오키나와, 난세이 제도에서 자위대 훈련과 연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많은 미군기지 외에도 난세이 제도 내 자위대 기지의 수와 규모가 확장되어 심각한 환경 파괴를 초래하고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난세이 제도 주민들을 일본 본토로 대피시키기 위한 계획들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는 지역 주민들의 생계가 군사적 이익에 종속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 현재와 이전의 일본 정부가 추진해온 역사수정주의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미친 영향을 광범위하게 잊게 만들었고, 일본 내 공공의식의 군사화에 기여했습니다.
미국과 필리핀 사이에서 체결된 방문군협정을 본떠 최근에 만들어진 필리핀-일본 상호접근협정은 필리핀에서 군사적 성폭력과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제2차 세계대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일본이 계속해서 역사수정주의에 가담하면서 정의는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한국은 '대만 유사시'를 구실로 군사화를 정당화하거나, 미국과의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거나, 자국의 주변 섬들을 군사기지로 만드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미국은 군사 개입과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무장 지원을 중단해야 합니다.
중국은 내부 및 외부의 압력을 회피하기 위해 "외부 위협"이나 "영토 방어"를 구실로 군비를 증강하는 것을 그만둬야 합니다. 우리는 각각의 정부에 의한 군사화를 중단하기 위해 같이 일할 수 있도록 미국과 중국의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의 연대에 참여하길 호소합니다.
필리핀은 이제 전쟁 지대가 되었습니다. 미국과 필리핀 사이에 맺은 방위협력강화협정(EDCA)에 의한 군사기지가 늘어났고, 미군이 필리핀 군 기지에 "공유" 접근 권한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 특수부대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대가 배치되었습니다. 미-필리핀 연례 군사훈련인 발리카탄 훈련의 규모가 확대되었고, 미국 및 나토 동맹국들과의 여러 군사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필리핀은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전쟁 전략에 명백히 통합되었습니다. 서필리핀해 분쟁은 미국이 필리핀을 중국과의 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와이는 여전히 림팩(RIMPAC)과 여러 전쟁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설치된 연료 탱크에서 휘발유가 유출되어 오아후 섬의 식수와 지하수층을 오염시켰습니다. 여러 해에 걸친 항의 끝에 이 탱크들은 마침내 올해 완전히 비워졌습니다.
하와이에 군사 본부와 군사 산업이 집중되면서 생겨난 또 다른 해로운 영향은 주거비 상승으로 인해 임대료가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는 한편, 하와이는 다른 지역에 군사적 위협을 투사하는 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공포를 조장하는 군사행동에 저항합시다. 모든 나라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이 함께 연대합시다. 우리는 갈라지지 않고 함께 합니다. 우리가 서로 귀기울일 때 평화에 기회를 줍니다.
군사화를 중단하라!
전쟁연습 중단하라!
전쟁과 학살을 중단하라!
평화의 바다에 연결된 우리!
2024.09.02
2024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