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칼럼](6)독립운동의 성지이며 선비의 고장 안동을 다년 온 후기
[이윤정 칼럼](6)독립운동의 성지이며 선비의 고장 안동을 다년 온 후기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9.01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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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서울 인사동문예학교 시와 수필 창작 강사
한국문인협회 문학기념물조성운영위원
산림문학회 회원
코리아나문학회 회장
심상문학회원

뉴스N제주는 ‘이윤정 칼럼’ 「이윤정의 시 한 편의 행복」을 게재합니다.

청량 이윤정 시인은 서울 인사동문예학교 시와 수필 창작 강사로 있으며 문학평론·월간 '심상'으로 시 등단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문학기념물조성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시협, 산림문학, 이어도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창문 너머에서 행복이 불어온다' 외 다수.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이윤정 시인
이윤정 시인

 

독립운동의 성지이며 선비의 고장 안동을 다년 온 후기
(2024년 갑진년 8월 21~22일)

청량 이윤정 시인(연곡파 26세손)

여행 이틀 내내 집중적인 소나기가 퍼부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와 35도의 폭염 경보 주의보 경고 메시지가 핸드폰에 날아들어 쌓여왔습니다만, 그러한 악조건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간 후손들을 위해, 진성가문의 선조님들과 퇴계 할배가 구름까지 곽 붙잡아 주시는 덕분에, 비 맞는 일 생기지 않고, (비는 30초에서 1분간 약하게 뿌리다가 그치는 정도라 움직이기 딱 좋았음) 고향 안동 선비수련원 연수를 잘 마치고 왔습니다. 

어려서 잘 모르고 살다가, 성장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얼떨결에 전국에서 알아주는 반가의 핏줄로 태어난 덕분에, 이번에도 돈 한 푼 안 들이고도 달리고, 먹고 자고, 보고, 웃고, 고향을 잘 다녀왔습니다. 
 1박 2일이지만, 알찬 2박의 코스로 진행되었으니, 독립운동의 성지이며, 진성의 종택은 모두 들리고, 묘소 참배도 쭉 다 했고, 가고 오는 시간도 지루할 틈이 없이 서울화수회 이희열 사무국장께서 짜임새 있게 시간을 계산하여 잘 진행하여 주셨습니다.

돌아오는 길 역시 서울화수회 이원욱 회장님의 사회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울에 도착하였습니다. 
 또한, 매력투성이 상남자 족친 이광호 박사님의 역사 상식과 해설, 철학적으로 풀어가시는 말씀의 깊이에 감동하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에 못지않은 또 한 분 멋쟁이 신사, 진성이씨 대종회 이 선 부회장의 말씀도 매우 유익하였고, 내면과 외면이 꽉 찬 두 분의 말씀은 집에 와도 가슴에 남습니다.

옆자리에 박학다식한 이인환 진성산악회 회장님 앉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인환 회장님의 명당 터에 자리한 ‘진성궁 사업’ 이 크게 번창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안동으로 내려가는 버스에서는 죽은 듯이 시만 쓰고, 조용히 뒷전에서 사는 집안 여류 시인 하나(청량 이윤정)한 번이라도 마이크를 더 잡게 하시려고, 서울화수회 사무국에서는 ‘이옥비 여사와 ’목재 고택 이야기’를 저에게 좀 해 보라고 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주셨습니다.

이육사문학관에서는 이육사 시인의 친 따님 이옥비 여사의 한 말씀을 듣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광야’라는 시를 낭송하게 되어, 서울, 대구, 대전, 안동, 영주에서 오신 분들에게, 시라는 것이 글로 읽는 것 보다, 낭송으로 듣는 것이 이렇게 눈물이 나고 , 훨씬 가슴이 뭉클하다는 감동의 큰 박수를 한 몸에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마무리하는 시간에는 회의실에 다시 집합하여, 저를 포함하여 6명의 수련생이 연수 후 느낌과 다시 살펴보아야 할 자세에 대하여 발표가 있었습니다. 

저는 퇴계를 키운 부모 묘소와 조부모 묘소를 참배하며, 남편 없이 어린 아들을 성인으로 우뚝 키워낸 홀어머니와 93세 장수하면서 영향을 끼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집안에서 여성의 역할인 어머니의 역할과 할머니의 역할이 얼마다 컸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다시 한번 더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가족들의 칭찬과 격려와 박수를 받으면서 바로 크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 안동행은 타성을 가진 분들의 만족도도 컸고, 부러움도 커서 딸을 ‘진성가’에 꼭 시집 보내고 싶다는 연변 조선족 여성의 후기 발표도 돌아오는 버스에서 있었습니다. 족친이 아닌 타 성씨 참여자 4명의 여성과 저는 사진도 같이 여러 번 찍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가도록, 식사 때마다 많이 드시라고 인사를 하고, 깍듯이 대해 마음을 편안히 하도록 챙겼습니다. 그들도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 굳은 인상을 풀고 편안해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곤지암 ‘배연정곰탕집’에서 늘 그러셨던 것처럼 이원욱 회장님께서 또 주머니를 열어 단체 저녁 식사를 제공하여 주셨습니다. (이런 분은 계속 회장 되셔야 합니다. 하하하)

서울 강남에서 세무사로 현직에서 일하시는 이원욱 회장님은, 두 분의 누님을 모시고 오셔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누님들께서 식사하시면서, 동생이 없는 틈을 타서, 동생 칭찬을 저에게 남기셨습니다. 

이원욱 회장은 동생을 먼저 대학을 시키고, 공학박사를 만들고 나서, 본인이 마저 못다 한 학교를 끝까지 했다는 형제애를 자랑하시고, 해마다 누님들의 용돈과 건강관리비, 보약까지 챙기어, 이런 동생을 둔 사람이 많지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선비수련원에서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틈나실 때 강의하실 시간을 따로 내 보는 것도 참 도움이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을 떠나 여행하면서, 처음 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늘 느끼지만, 그래도 또 한 번 더 진하게 느끼는 것 하나가 바로 사람의 생김새가 아니라, 사람의 인상이 먼저 가슴에 와서 닿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성인이 되어 죽어 눈이 빠지고, 살이 털어지고 나면, 머리통의 크기도 대체로 비슷하고, 눈구멍은 더욱 비슷하고, 육안으로 봐서는 누구 것인지 모를 정도로 거의 같습니다. 
그런 머리통에 얼마나 살이 더 붙고, 덜 붙고, 눈이 얼마나 더 크고 작고에 따라서 잘 생겼다고도 하고, 못생겼다고도 합니다만, 똑 같은 뼈 바가지에 살이 얼마나 모양 좋게 붙었는가가 대단한 일이 아니라, 얼마나 심성이 좋게 근육이 움직이고, 어떤 안정된 표정이 나오는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여행을 통해 느끼게 됩니다. 

타인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고, 나로 인해 남을 피해 주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살아온 사람은 머리가 좋고, 지식이 쌓였어도 겸손하고, 안정감이 있는 눈빛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함을 주고 싶은 사람입니다. 
여기저기 쏘다녀, 본 것이나, 아는 것이 비록 많아 보여도, 배려심이 없어 냉랭하고, 이기적이고, 표정이 굳고, 독선적으로 살아와서 눈에 독이 가득한 사람은 명함을 달라고 해도 없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여행을 하면 늘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됩니다. 과연 나는 어떤지 사람을 통하여 반응을 보고, 점검하게 되는 기회가 됩니다.

각 도시에서 생활하시다가, 종택을 지키기 위하여 안동으로 돌아가 애쓰시는 종택 어르신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선비수련원에서는 교직에서 물러나신 분 중에서도 인품이 좋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책임감과 봉사 정신이 매우 강한, 엄격히 선발된 진행자님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병일 수련원 이사장님과 진행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글/ 갑진년 값진 한 해에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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