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응교 칼럼](105)판단의 기준
[유응교 칼럼](105)판단의 기준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8.15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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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조시인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디카에세이상 첫 수상자

제105장

판단의 기준

유응교 시인
유응교 시인

인조때 큰 가뭄이 들어서 농작물이 모두 타들어가고 민심은 흉흉해졌습니다.

인조대왕은 베옷을 입고 신하들과 함께 남한산성에 올라가 기우제를 
올렸습니다. 기우제에 하늘이 감동을 했는지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 오더니 굵은 빗방울의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 했습니다.

얼마나 기다린 비 입니까. 더욱이 임금님이 친히 베옷을 입고 기우제를 드린 후에 내리는 비가 아닙니까. 만조백관들과 백성들은 얼싸안고 비를 
맞으며 춤을 추며 기뻐했습니다. 인조대왕도 기뻐서 같이 비를 맞으며 춤을 추며 기뻐했습니다.

그때 임금의 눈에 아주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자가 보였습니다. 그건 한 선비가 갑자기 비가 오니까, 황급히 갓 끝을 붙잡고 비를 피해 
처마밑으로 후다닥 피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비를 맞으며 춤을 추어도 모자랄 판에 그 비를 맞지 않겠다고 비를 피해서 처마 밑으로 피하다니 
저런 고얀놈이 있단 말인가.

화가 난 임금의 불호령이 내렸습니다. 

"저놈을 당장 잡아서 끌어내려라!" 

선비는 졸지에 비를 피한 죄로 잡혀왔습니다. 

"네 이놈. 지금 오는 이 비가 무슨 비 인줄 아느냐? 3년동안 내리 가물어서 짐이 신하들과 함께 베옷을 입고 이곳에 올라와 
하늘에 죄를 청하고 지성을 드리니 하늘이 감복하시어 비를 내리셨고 만조백관들과 백성들은 너무 기뻐서 비를 맞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데 
너는그 비를 피해 처마에 피하다니 비를 맞는게 그렇게 싫은거냐?"

"여봐라. 저놈을 당장 형틀에 묶고 주리를 틀도록하여라!" 

그때 잡혀온 선비가 외쳤습니다. 

"전하, 소인의 말을 한 번만 들어 주시옵소서" 

"죄인이 무슨 할 말이있느냐? 그래 무슨 말이냐?" 

"전하, 지금 오고있는 비가 얼마나 귀한 비 입니까? 내리 3년동안 내리지 않던 비가 임금님께서 베옷을 입고 기우제를 드리니, 하늘이 
감복하시어 비를 주셨습니다.
빨리 한 방울의 비라도 메마른 땅을 적셔야지, 이런 비를 저같은 비천한 몸이 맞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처마밑으로 피한 것이옵니다." 

인조 임금은 그 말을 듣고 자기의 생각도 틀렸고, 비를 맞으며 춤을 춘 신하와 백성들 보다 비를 피한 선비가 더 충성스런 백성인 걸 알고 
처벌을 하지않고 오히려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톨스토이는 "어리석은 사람이 현명해지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착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의외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자신의 판단이 정확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념의 잣대로, 종교인들은 자기 신앙의 잣대로, 지식인들은 학문의 잣대로, 상식의 잣대로, 경험의 잣대로, 지역의 
잣대로, 모두 한가지씩 잣대를 가지고 주관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섬에 사는 사람, 도시 빌딩에 사는 사람, 그리고 첩첩산중에 사는 사람이 "해는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는가?"로 논쟁을 벌였습니다. 섬에 
사는 사람은 "해는 앞 바다에서 떠서 뒷 바다로 진다"고 하고 도시 빌딩에 사는 사람은 "해는 앞 빌딩에서 떠서 뒷 빌딩으로 진다"고 하고 
첩첩산중에 사는 사람은 "해는 앞 산에서 떠서 뒷 산으로 진다"고 했습니다.

각자 자기 경험만이 옳다고 주장하니 소리만 높아지고 결론이 내려지질 않습니다.

우리의 주관적인 생각, 경험, 지식등은 이렇게 오류가 많습니다. 내 입술이라고 상대방을 내 잦대로 판단하고, 배우자를, 자녀들을, 
또는 주변의 사람들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내가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내가 가진 지식이 전부가 아닙니다.

"내가 가진 생각이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님을 겸허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저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유응교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라는 시집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해학과 웃음, 그리움을 선사하는 전북대 건축학과 유응교 교수가 뉴스N제주에 그의 시조를 소개하는 '유응교 칼럼'을 연재합니다.

그는 둘째 아들(저자 유종안)이 쓴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라는 책을 보고 ▲태극기▲무궁화▲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국악(판소리)▲아리랑▲인쇄술(직지심체요절)▲조선왕조실록▲사물놀이▲전통놀이▲K-Pop▲도자기(달항아리)▲팔만대장경▲거북선▲태권도▲한국의 시조▲한국의 온돌-아자방▲한국의 막걸리▲한국의 풍류-포석정▲한국의 불사건축-석굴암▲한국화 김홍도의 씨름 등 총 24개의 항목에 대해 동시조와 시조로 노래해 대단한 아이디어 창조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공학박사 유응교 시인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디카에세이상 시상위원회(위원장 장영주)와 뉴스N제주(대표 현달환)가 협력약정서를 맺어 가진 우리나라 최초로 공동 시상하는 디카에세이상에 첫 수상자로 얼굴을 알리는 영광도 가졌다.

유응교 시인은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출생해 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년문학』 동시 부문 등단,

칼럼집 <전북의 꿈과 이상>, 유머집 <애들아! 웃고 살자> 외 3권, 시집 〈그리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외 25권, 동시집 <까만 콩 삼 형제>외 1권, 동시조집 〈기러기 삼 형제〉외 3권 등을 펴냈다.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대 공대 건축과 교수, 전북대 학생처장, 미국M.I.T 연구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 명예교수다.

유응교 교수님의 해학과 웃음, 감동을 주는 시조를 앞으로 매주마다 뉴스N제주를 통해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 바랍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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