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인
웹진시인광장 발행인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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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등 다수
파경 후 이야기
아빠를 버린 엄마 우리도 기어코 버렸다.
이제 물가에 남은 건 둘
나이 들면 고아 아닌 사람이 없는 세상
우리도 나이가 들었다고 이해하며 살자.
* 나이가 드니 부모를 여읜 친구들이 많아진다. 어른이 되었으나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되었다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 그 만큼 부모가 그립다는 뜻일 것이다.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시)
김 왕 노
유모차에 유머처럼 늙은 개를 모시고
할머니가 백 년 복사꽃 나무 아래로 간다.
바람이 불자 백 년을 기념해 팡파르를 울리듯
공중에 솟구쳤다가 분분이 휘날리는 복사꽃잎, 꽃잎
백 년 복사꽃 나무 아래로 가는 할머니의 미소가
신라의 수막새에 그려진 천년 미소라
유모차에 유머처럼 앉은 늙은 개의 미소도 천년 미소라
백 년 복사꽃 나무 아래 천년 미소가 복사꽃처럼 피어난다.
그리운 쪽으로 한 발 두 발 천년이 간다.
유모차를 밀고 가는 할머니 앞에
지퍼가 열리듯 봄 길 환히 열리고 있다.
* 한글도 한문도 많이 알던 할머니가 유난히 생각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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