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일손 유족 숙원인 제주 예비검속 백조일손 역사관 개관…미래세대 교육공간 활용
70여 년 전 예비검속으로 군경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도민을 추모하는 ‘제74주기 섯알오름 사건 백조일손 및 행불 영령 합동위령제’가 10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소재 백조일손지지(百祖一孫之地)에서 봉행됐다.
1950년 8월 20일 모슬포경찰서에 의해 예비검속된 민간인들이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 일제강점기 탄약고 터에서 집단 학살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6년이 지난 1956년 5월 18일이 돼서야 시신 132구를 수습할 수 있었다.
후손들은 공동묘지를 만들고 ‘조상은 100명이 넘지만 자손은 하나’라는 뜻으로 ‘백조일손지지’라는 비석을 세웠다.
백조일손유족회와 섯알오름사건행불유족회가 주최한 이번 합동위령제에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상봉 도의회 의장, 김광수 교육감, 위성곤 국회의원, 고영우 백조일손유족회장, 송태희 섯알오름사건 행불인유족회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백조일손 유족들의 숙원이던 ‘제주예비검속 백조일손 역사관’ 개관식도 함께 진행됐다. 새로 문을 연 백조일손 역사관은 총 331㎡ 규모의 단층 건물로, 영상실, 위패봉안실, 자료실 및 연구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역사관은 예비검속부터 백조일손 유족회의 진실규명 활동에 이르기까지 섯알오름 사건의 전 과정을 미래 세대에게 알리는 교육공간으로 활용된다.
고영우 백조일손유족회장은 주제사를 통해 “앞으로도 백조일손유족회는 한마음 한뜻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오영훈 지사는 “백조일손지지는 모두가 하나의 자손으로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슬픔을 이겨낸 공동체 연대의 상징”이라며, “백조일손 역사관이 희생자 추모의 공간이자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교육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4·3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4·3의 화해와 상생의 가치가 미래 세대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희생자와 유족의 곁에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