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디카에세이상 첫 수상자
제100장
정수유심 심수무성
"정수유심 심수무성"
(靜水流深 深水無聲)
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또 물은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남과 다투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은 모든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만 흘러 늘 겸손의 철학을 일깨워 줍니다.
중국 전국시대의 의학자
편작(扁鵲)은 명의(名醫)로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그 시대의 통치자였던 문후왕이 편작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대 형제들은 모두 의술에 정통하다 들었는데 누구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가?
편작이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맏형이 으뜸이고, 둘째형이 그 다음이며, 제가 가장 부족합니다."
그러자 문후왕이 의아해하며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자네의 명성이 가장 높은 것인가?"
편작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맏형은 모든 병을 미리 예방하여 발병의 근원을 제거해 버리지요.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표정과 음색으로 이미 그 환자에게 닥쳐올 큰 병을 알고 미리 치료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환자는 맏형이 자신의 큰 병을 치료해 주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그래서 최고의 진단과 처방으로 고통도 없이 가장 수월하게 환자의 목숨을 구해주었지만 명의로 세상에 이름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비해 둘째형은 병이 나타나는 초기에 치료했습니다.
아직 병이 깊지 않은 단계에서 치료하므로 그대로 두었으면 목숨을 앗아갈 큰 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들 눈치채지 못하지요.
그래서 환자들은 둘째 형이 대수롭지 않은 병을 다스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둘째 형도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이에 비해 소신은 병세가 아주 위중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병을 치료했지요. 병세가 심각하므로 맥을 짚어 보고 침을 놓고 독한
약을 쓰고 피를 뽑아내며 큰 수술을 하는 것을 많은 이들이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환자들은 치료 행위를 직접 보았으므로 제가 자신들의 큰 병을 고쳐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심각한 병을 자주
고치다보니 저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것이옵니다."
이 말을 들은 문후왕은 편작의 겸손을 보고 크게 깨우칩니다. 이처럼 자신의 영달을 형들에게 돌리는 편작의 마음씨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즉 예방의학으로 미리 병이 생기지 않게 미리 예견하여 방비한 큰형. 초기에 진단하여 병을 다스려 치료한 둘째형.
병을 다 키운뒤에 찾아온 환자들에게 치료를 한 편작.
세상 사람들은 미리 예방하는 것과 초기에 치료한 두분의 공덕을 잘 모르는 듯합니다.
요즈음은 자기가 잘났다고 큰 소리로 자기 홍보하는 것을 중요시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실로 속이 꽉 찬 사람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이 시대를 조용히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시끄럽게 떠들고 이기고자 함은 속이 좁은 탓에 빚어지는 허세일 뿐이며, 마음이 넓고 깊은 사람은 알아도 모른 척하며, 자신의 재주를 돋보이려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붓을 들어 세상의 옳고 그름을 설(說)합니다.
~ 옮겨온 글
시인 유응교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라는 시집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해학과 웃음, 그리움을 선사하는 전북대 건축학과 유응교 교수가 뉴스N제주에 그의 시조를 소개하는 '유응교 칼럼'을 연재합니다.
그는 둘째 아들(저자 유종안)이 쓴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라는 책을 보고 ▲태극기▲무궁화▲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국악(판소리)▲아리랑▲인쇄술(직지심체요절)▲조선왕조실록▲사물놀이▲전통놀이▲K-Pop▲도자기(달항아리)▲팔만대장경▲거북선▲태권도▲한국의 시조▲한국의 온돌-아자방▲한국의 막걸리▲한국의 풍류-포석정▲한국의 불사건축-석굴암▲한국화 김홍도의 씨름 등 총 24개의 항목에 대해 동시조와 시조로 노래해 대단한 아이디어 창조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공학박사 유응교 시인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디카에세이상 시상위원회(위원장 장영주)와 뉴스N제주(대표 현달환)가 협력약정서를 맺어 가진 우리나라 최초로 공동 시상하는 디카에세이상에 첫 수상자로 얼굴을 알리는 영광도 가졌다.
유응교 시인은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출생해 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년문학』 동시 부문 등단,
칼럼집 <전북의 꿈과 이상>, 유머집 <애들아! 웃고 살자> 외 3권, 시집 〈그리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외 25권, 동시집 <까만 콩 삼 형제>외 1권, 동시조집 〈기러기 삼 형제〉외 3권 등을 펴냈다.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대 공대 건축과 교수, 전북대 학생처장, 미국M.I.T 연구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 명예교수다.
유응교 교수님의 해학과 웃음, 감동을 주는 시조를 앞으로 매주마다 뉴스N제주를 통해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 바랍니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