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노 디카광장](2)미완의 사랑
[김왕노 디카광장](2)미완의 사랑
  • 뉴스N제주
  • 승인 2024.07.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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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인
웹진시인광장 발행인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등 다수

미완의 사랑

사진=김왕노
사진=김왕노

이루지 못할 그리움이여

닿지 못할 인연이여

날개 짓 손짓으로만 남을

아련한 사랑의 아픔이여

-김왕노

​# 오늘은 기다림과 그리움을 주제로 디카시와 시를 써보았습니다.

​◇​폭풍 속의 기다림

김왕노

며칠 전 잉크 꽃핀 닭의장풀과 그대를 기다렸다. 우산도 없이 그리움의 뼈대를 곧추세워주는 빗줄기에 무너지는 듯 기다렸다. 기다릴 그대가 아니지만 기다려줘야 할 것 같아 기다렸다. 앞으로 절대 기다리지 않는다면서도 수평선을 보며 기다렸다. 천년 이끼 낀 망부석처럼 기다렸다. 아 아 사라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물 그림 그리며 기다렸다. 기다림도 묵으면 죄가 된다 해도 기다렸다. 몹쓸 기다림이라며 기다렸다.

가끔 기다림에 눈물을 보태며 손톱에 꽃물 들이고 기다렸다. 기일의 촛불이 흔들리듯 흔들리며 기다렸다. 어제도 오늘도 기다렸다. 바쁘면 바쁜 대로, 오월을 짖는 개와 시드는 장미와 기다렸다. 기다림에 드디어 지느러미가 돋고 진화해 꼬리에 꼬리를 칠 거라며 기다렸다. 바늘구멍에도 기다림이 자란다며 기다렸다. 뿌리째 뽑히고 생 이파리 휘날리는 나무와 폭풍 속에서도 기다렸다.

김왕노 시인
김왕노 시인

뉴스N제주는 ‘김왕노 디카광장’ 「생활문학으로 읽는 디카시」를 게재합니다.

김왕노 시인은 경북 포항에서 출생했고 〈매일신문〉 꿈의 체인점으로 신춘문예 등단으로 문학의 길에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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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과 직관, 이미지 확산의 빅뱅 『이은솔 연잎의 기술』로 평론 등단, 시집 사랑해요 밀키스 등 21권 상재,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한성기 문학상, 풀꽃 문학상, 지난 계절의 시 우수상, 2018년 제 11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상, 시작문학상, 제1회 한국디카시학작품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황순원 문학상 등 수상 전 현대시학 회장, 웹진시인광장 디카시 발행인, 웹진시인광장 발행인이다.

디카시집으로 게릴라, 이별 그 후의 슬픔, 아담이 오고 있다. 독작, 기억의 폭력, 수원시 디카시( 공동 시집), 디카시를 쓸 결심-김왕노 디카시 입문서 등이 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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