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인생은 모험이다
[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인생은 모험이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7.26 0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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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2022.1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 올해의 공로상
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

어제(23일) 아는 사람 한명 없는 베트남 다낭에 혼자 무작정 들어왔다. 혼자 베트남 다낭에 들어 간다는 소식을 듣고 조경원 단장과 최홍준 부장이 깜짝 놀라면서 “감독님이 국제 미아가 되면 안 된다”며 베트남 다낭에 들어갈 때 아무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 했다. 제일 먼저 공항에 내리자마자 정말 아무 불편함이 없도록 스텝진들이 사방으로 알아보고 공항에서 픽업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 스텝진들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봉사가 없었다면 인도차이나반도 야구 보급은 불가능 했을지 모른다. 이번 조경원 단장과 최홍준 부장의 배려로 인해 공항에서 호텔까지 일사천리로 편안하게 잘 올 수 있었다. 예전 삼성라이온즈 팀에서 방출 당하고 홀로 41살 때 미국에 들어갔을 때의 막막함은 나의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그때의 경험으로 인해 이번 베트남 다낭은 편안한 마음으로 모든것들을 다 잊고 나만의 시간들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앞만 바라보며 달려오다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었다. 비록 짧은 이틀이지만 지치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다시 되돌아 보며 앞으로 어떻게 달려갈 것인지 생각하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야구선수와 코치 생활을 오래하면서 외국에 나갈 일들이 참 많았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습관처럼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숙소에서 동 , 서 , 남 , 북 반경 6km 걷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일종의 주변확인처럼 숙소 근방에 무엇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부터 해야 마음이 편하다.

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

지금 베트남 다낭에 들어와 이른 새벽시간부터 주변 반경 6km 걷기부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코 재래시장이다. 어린시절에 늘 어머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다니던 따뜻한 추억이 있어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재래시장을 다니기를 좋아한다. 여기 베트남 하노이나 다낭은 우리네 옛날처럼 동네마다 구석구석 작은 시장이 있어 구경할 거리가 생각보다 많다. 

어제(23일) 다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반바지로 갈아 입고 재래시장부터 탐방했다. 시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있기에 구경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둘러 앉아 달팽이를 먹는 것이다. 물론 나도 집에서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 “세계테마기행”이다. 베트남 편이 있는데 사람들이 시장에서 줄을 서서 달팽이를 먹는 모습이 잡혔다. 많은 사람들이 달팽이를 먹으면서 정말 맛이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드는 것이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나도 용기를 내어 달팽이 한접시를 달라고 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손가락으로 한접시 달라고 했더니 두말 없이 갖다 준다. 이쑤시개로 달팽이 파서 먹는데 너무 맛이 좋다. 달팽이보다 더 맛이 좋은 것은 달팽이와 함께 나오는 국물이다. 여기 저기서 작은 달팽이를 들고 '쪽쪽 빨아 먹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이들과 똑 같이 달팽이를 들고 '쪽쪽 빨아 먹었더니 국물맛과 달팽이 맛이 얼마나 좋은지' 맛이 너무 좋아 그 자리에서 3접시나 먹었다. 솔직히 더 먹고 싶었지만 눈치가 보여 참았다. (강추)

다시 시장탐방을 하던 도중 한국에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삶은 반고구마가 있는 것이다. 여기 배트남은 옛날 어린시절에 재래시장에서 먹었던 반고구마가 동네 시장마다 있다. 어제 4개를 사서 숙소에 가져와 바깥 풍경을 벗삼아 하나씩 꺼내 먹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주로 내가 베트남 야구 후원을 위해 가는 한인타운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을 누비는 일이 매우 흥미롭고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같은 현재를 살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이지만 어느 동네에 가면 어린시절 내가 살았고 경험했던 모습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펼쳐질 때도 있다.  

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

오늘도 나는 혼자 다낭 골목길을 정처 없이 누비다 보면 골목마다 차를 팔거나 앉아서 바로 쌀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담벼락에 작은 의자에 앉아 정겨웁게 맛난 쌀국수 먹는 모습을 보면 식욕을 참을 수가 없다. 오늘도 나는 다낭에서 내가 좋아하는 ‘분짜(Bun Cha)’를 길거리에서 그들과 함께 먹어 보았다. 어디서 먹든 분짜는 나에게 가장 호감가는 베트남 음식이다. 

여기저기를 걷다 보면 매일 35도가 넘는 날씨에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러면 이번에는 큰 가로수 밑 그늘을 벗삼아 작은 알록달록한 목욕탕 의자에 앉아 현지인들처럼 차를 시켜서 마신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모습도 구경하고 앉아서 알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누는 그들의 표정도 구경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반미(Banh Mi)이다. 베트남에 한 번이라도 와 본 사람이라면 다 사서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베트남을 대표하는 샌드위치 같은 빵의 한 종류이다. 반미는 각자 좋아하는 내용물들을 주문하여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여 한 끼를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인 음식이다. 

관광지를 다니며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현지인들의 삶 속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삶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이만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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