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노 디카광장](1)오백년의 사랑
[김왕노 디카광장](1)오백년의 사랑
  • 뉴스N제주
  • 승인 2024.07.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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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인
웹진시인광장 발행인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등 다수

뉴스N제주는 ‘김왕노 디카광장’ 「생활문학으로 읽는 디카시」를 게재합니다.

김왕노 시인은 경북 포항에서 출생했고 〈매일신문〉 꿈의 체인점으로 신춘문예 등단으로 문학의 길에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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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과 직관, 이미지 확산의 빅뱅 『이은솔 연잎의 기술』로 평론 등단, 시집 사랑해요 밀키스 등 21권 상재,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한성기 문학상, 풀꽃 문학상, 지난 계절의 시 우수상, 2018년 제 11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상, 시작문학상, 제1회 한국디카시학작품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황순원 문학상 등 수상 전 현대시학 회장, 웹진시인광장 디카시 발행인, 웹진시인광장 발행인이다.

디카시집으로 게릴라, 이별 그 후의 슬픔, 아담이 오고 있다. 독작, 기억의 폭력, 수원시 디카시( 공동 시집), 디카시를 쓸 결심-김왕노 디카시 입문서 등이 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오백년의 사랑-김왕노

사진=김왕노
사진=김왕노

 

 

누가 찾아왔다 헛걸음칠까

오백년 그 자리란다.

나는 문득 저 사랑이 부럽다.

​* 제 말투에는 경상도나 함경도 말투가 섞여 있기에 말투로 제 고향이 어딘지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내 안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길러준 모국어가 있다. 모국어가 산다. 그래서 지어본 모국어(母國漁) 란 시다.

모국어(母國漁)

김 왕 노

내 안에 모국어가 산다.

아가미호흡을 하는지 허파 호흡하는지

피부 호흡인지 잘 모르지만

내가 모국어를 키우려 옹알이했고

자음과 모음을 배운다며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모국어라 해도 지방마다 달라서

어머니는 함경도 아버지는 포항 모국어와 살았기에

내 모국어에는 포항 영일만 바탕에 함경도 무늬가 있어

어느 모국어보다 더 아름답다 생각했지만

내 모국어가 가끔 불분명하다는 평이 있었으나

모국어는 내게 드나드는 숨결이므로 나 살아있고

내 모국어가 다듬어준 언어로 내 문장은 푸르다.

어머니가 아무리 세계화 세계화하지만

모국어를 버리는 놈은 성을 갈 놈이라 했다.

하여 내 청정지역 같은 가슴에는 모국어가 산다.

물고기 중 가장 신선하고 영험한 모국어

어류도감에도 없지만 분명 전 세계에 사는 모국어

강철 등뼈를 가졌고 천 길 어둠도 헤치는

지느러미를 가진 모국어가 떼 지어 살고 있다.

나는 모국어와 잠자고 모국어와 함께 깨어나는 것이다.

나는 나의 모국어로 민족의 구심점인 아리랑을 부르고

민족의 혼을 일깨우는 윤동주의 서시를 낭송한다.

언젠가 우리가 죽으면 우리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어딘가로 사라질 모국어

지금은 내 안에 싱싱한 모국어가 산다.

[출처] 오백년의 사랑-김왕노|작성자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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