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가족 각자 적성 살려 동화구연, 노래, 율동, 악기연주, 미술 활동 수업 기부
7월 17일 수요일 무더웠던 여름 날, 제주 서귀포시 강정 마을과 초등학교는 그 어느 때보다 제주어 사랑으로 뜨거운 여름날을 보냈다.
남편 직업이 군인이라는 이유로 강정 마을로 이주한 11명의 군인 가족들은 소멸 위기에 처한 제주어를 배우며 제주를 이해하자는 취지로 제주어 동화구연을 함께 연습했고, 강정 마을과의 화합을 위해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어도를 배경으로 각색된 「별주부전」 동화 구연을 들려주고(들으멍) 제주어 단어와 문장을 활용한 제주어 노래를 부르며(부르멍) 요망진 토끼를 만드는(만들멍) 수업을 진행했다.
이 교육 기부를 기획한 박은혜씨는 제주 출신의 그림책 작가이자 공연 기획가로 해군 대령인 남편과 올해 1월 제주로 이주하면서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찾다가 제주가 생소한 군인 가족들과 제주어를 통해 제주 문화를 동화로 함께 공부하게 되었고 군인 가족들 각자의 적성을 살려 동화구연, 노래, 율동, 악기연주, 미술 활동으로 수업을 구성하여 교육 기부를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뜻에 여러 해군, 해병 가족들 중 최선임인 7전단장과 9여단장 가족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 해군 7전단장 가족인 조지은씨는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 초등학교를 위해 교육 기부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진심으로 기쁘고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더욱 강정 마을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해병대 9여단장 가족인 한윤숙씨는 “여러 지역을 머물며 살았지만 지역 언어를 공부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제주어는 제주의 자연과 문화가 그대로 녹아져 있어 더욱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지난 10년간 강정 마을은 많은 갈등과 상처를 가진 마을이다.
박은혜 씨는 "이번 군인 가족들의 교육 기부가 해군 가족도 강정 마을의 일원이라는 인식의 변화와 민·관·군이 상생하고 하나가 되는 벨롱벨롱 빛나는 강정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