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2022.1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 올해의 공로상
지난 10년간 동남아로 달려가 야구를 전파하다보니 쉼을 제대로 갖지 못해 몸에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인도차이나반도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로 야구를 전파하고 그들에게 위대한 대한민국 야구를 전수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 다녔다. 허나 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10년 만에 그만 고갈이 되고 말았다.
올해 만큼은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고 안식년을 가지겠다고 몇번이고 나 자신에게 결심하고 결단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올해 유난히 더 많은 일들로 인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또다시 뛰고 있는 나를 보게된다. 이렇게 해서는 내 의욕만큼 동남아나 국내에 야구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것을 뻔히 알지만 부족한 나에게 지금도 국내와 해외에서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70살을 바라보는 나에게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야구를 통한 재능기부와 야구전파 그리고 강연와 간증 요청을 해와 거절 할 수가 없다. 비록 나의 몸이 다 망가지고 쓰러진다고 하더라도 나의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단 한사람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고 그들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다면 나는 쉬지 않고 그들을 위해 끝까지 달려가려고 한다.
미국에 있는 오래된 친구 앤디로부터 또 연락이 왔다. 국내와 해외로 다닐 때 오래된 기술과 지식, 원리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변화한 업그레이드 된 기술들을 전해 주어야 한다며 날마다 미국에서 동영상을 몇개씩 보내주고 있다.
특히 내가 가장 전문적으로 하는 포수 부분에 대해 내가 알지 못했던 기술들이 많이 발전 되었다는 것을 한눈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거기다가 친구가 이만수하면 홈런 타자이기 때문에 타격에 대해서도 새로운 동영상들을 하루가 멀다하고 공유해주고 있다.
가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해 볼 때가 많다. 내가 젊었을 때 지금 같은 기술로 야구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욕심섞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비록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기술들을 어린선수들에게 전하고 그들을 가르쳐 내가 현역시절에 하지 못한 기술이라도 젊은 선수들을 바라보며 뿌듯한 대리만족을 갖고싶다.
지난 10년을 되돌아 보면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받쳐 열심히 달려왔지만 모든것들이 나의 마음 같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는 골이 깊어 도무지 예전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고, 결국 이런 일들로 인해 야구를 계속 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그만하고 노후를 가족들과 조용하게 보내야 할지 많은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도 내삶 부족한것 많아도 나는 여전히 헐크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강인하고 지칠줄 모르는 헐크도 나이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남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체력과 건강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10년 만에 고갈이 되고 말았다. 거기다가 70을 바라보는 나이를 잊었던 것이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나를 넘어지게 했더라도 헐크는 모든것들을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던 내가 올해 들어와 여러가지 질병으로 인해 지금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건강도 좋아져 다시 달려가려고 한다.
지난번에 글을 썼듯이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세상은 좋은 사람들도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다시 용기를 내어 출발하려고 한다. 이제 나의 인생 마지막 종점인 홈으로 전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3루를 돌았으니 잠깐 숨만 좀 쉬고 지금까지 나와 함께 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다함께 홈으로 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