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자 칼럼](22)《단단한 안개》
[이문자 칼럼](22)《단단한 안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7.02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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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
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

뉴스N제주는 ‘이문자 칼럼’인 '내 인생의 푸른 혈서'를 게재합니다.
이문자 님은 시인이자 소설가로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으로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류 작가입니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원,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문학상 수상 외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2024년 한국소설가협회 신예작가 선정되기도 했고 시집 <푸른혈서> 외 다수의 작품을 냈습니다.

앞으로 '이문자 칼럼'을 통해 자신이 쓴 시를 함께 감상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상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현재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가 시라는 언어를 통해 내 마음의 힐링과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뉴스N제주에 칼럼을 허락해 주신 이문자 시인님의 앞으로의 건승을 빌며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바랍니다.[뉴스N제주 편집국]

이문자 시인
이문자 시인

단단한 안개

이문자

 

거울 앞에 선다

선명하던 모습이 서서히 부옇게 된다

바로 앞도 알아보기 힘들다

움직인다

거울 속은 바꿀 수 없는 공간

봄의 기억처럼 따사로운 생각 그는

나오는 방법을 모른다

기억이 지워지면 스스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거울은 갇힌 공간이 아니다

그는 거울을 깨거나 밀고 나오려 하지도 않는다

알 수 없는 벽 속에 벽

실루엣만 움직인다

두려움은 점점 더 깜박거린다 머릿속

수몰된 각인이라는 말

물안개 축축하게 피어오르는데

소멸은 어디에 기록으로 남겨질까

커튼콜

커튼콜

사각사각 그는 누에의 방처럼 하얗게 지워진다

 

《작가의 말》

알 수 없는 벽 속에 벽

 

이문자

그럴 때가 있다. 매일 쓰던 단어나 번호가 오늘은,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지만, 그래도 생각이 안 나면 앞이 하얗게 된다. 당황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되니 그래도 괜찮다.

길을 가다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돌아갈 집을 알 수 없다면?

아들이 남편으로 보인다면?

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다면, 나는?

안개가 낀 듯 앞이 보이지 않는다. 걷히지 않은 안개가 단단하다.

 

<프로필>

이문자 소설가, 시인, 칼럼니스트
. 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뉴스N제주 칼럼니스트
.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종로미술협회 회원
.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문학상 수상 외
. 단편소설 《내미는 손》, 시집 《단단한 안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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