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디카에세이상 첫 수상자
제68장
타인능해(他人能解)
‘타인능해’는
전남 구례에 있는
운조루(雲鳥樓)의
쌀뒤주 마개에 새겨진 글자다.
타인능해 란
아무나 열 수 있다는 의미인데
운조루의 주인인
유이주(柳爾胄)선생이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커다란 뒤주를
사랑채 옆 부엌에 놓아두고
끼니가 없는 마을 사람들이
쌀을 가져가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게 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쌀을 퍼줄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의
자존심을 생각해 슬그머니
퍼갈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배려는 운조루의
굴뚝에서도 드러난다.
부잣집에서 밥 짓는 연기를
펑펑 피우는 것이 미안해
굴뚝을 낮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뒤주는 열고
굴뚝은 낮춘 운조루는
6·25전쟁 때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지리산 자락에
있었지만 화를 당하지
않았으니 대대로 나눔을
실천했던 정신이
운조루를 지킨 셈이다.
당시로서는 보기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정신을 몸소 실천한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인 셈이다
얼마전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 들어갔더니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떡부터 내왔다.
“웬 떡이냐?”고 물으니
딸이 취직이 되어서
기쁨을 나누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3년 전쯤에
이 식당에서 점심 값을
계산 하려는데
“오늘은 무료”라며
돈을 받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아, 그때요?
어머님과 함께 이집에서
20년 동안 개성만두집을
운영했는데 그날이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49일이 되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그날 오신 모든
손님에게 무료로
만둣국을 대접했어요.
손님들께 감사하는 마음과
어머님이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딸이 취직이 되었다면서
떡을 내놓은 것이다.
좋은 일이나 궂은일이나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넉넉한
인심이 떠오르면서
타인능해(他人能解)가
생각났다.
요즘은 나와 내 자식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눔보다는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기를 쓴다.
또한 내 돈 내 맘대로
펑펑 쓰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자손을 위해서라도
이웃에 덕을 베풀었다.
재산을 물려주는 것
못지않게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함으로써
그 덕이 자손에게
미치도록 했던 것이다.
재산은 없어질 수 있어도
사람은 남는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동아일보 게재된것임.
수필가 윤세영
*추신:잘 아시다시피
운조루 주인인
유이주 (柳爾胄) 선생의
8세손인 유응교 교수님 또한
팔순이 다가오는 나이신데도
평소 대단한 열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재능기부와 함께
활발한 창작활동과
사회 활동을 병행하시는
이 시대의 표상이라
할만 합니다.
~구례 후배 양봉규
시인 유응교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라는 시집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해학과 웃음, 그리움을 선사하는 전북대 건축학과 유응교 교수가 뉴스N제주에 그의 시조를 소개하는 '유응교 칼럼'을 연재합니다.
그는 둘째 아들(저자 유종안)이 쓴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라는 책을 보고 ▲태극기▲무궁화▲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국악(판소리)▲아리랑▲인쇄술(직지심체요절)▲조선왕조실록▲사물놀이▲전통놀이▲K-Pop▲도자기(달항아리)▲팔만대장경▲거북선▲태권도▲한국의 시조▲한국의 온돌-아자방▲한국의 막걸리▲한국의 풍류-포석정▲한국의 불사건축-석굴암▲한국화 김홍도의 씨름 등 총 24개의 항목에 대해 동시조와 시조로 노래해 대단한 아이디어 창조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공학박사 유응교 시인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디카에세이상 시상위원회(위원장 장영주)와 뉴스N제주(대표 현달환)가 협력약정서를 맺어 가진 우리나라 최초로 공동 시상하는 디카에세이상에 첫 수상자로 얼굴을 알리는 영광도 가졌다.
유응교 시인은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출생해 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년문학』 동시 부문 등단,
칼럼집 <전북의 꿈과 이상>, 유머집 <애들아! 웃고 살자> 외 3권, 시집 〈그리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외 25권, 동시집 <까만 콩 삼 형제>외 1권, 동시조집 〈기러기 삼 형제〉외 3권 등을 펴냈다.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대 공대 건축과 교수, 전북대 학생처장, 미국M.I.T 연구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 명예교수다.
유응교 교수님의 해학과 웃음, 감동을 주는 시조를 앞으로 매주마다 뉴스N제주를 통해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 바랍니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