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라 칼럼](116)영화로운 제주살이
[장한라 칼럼](116)영화로운 제주살이
  • 뉴스N제주
  • 승인 2024.06.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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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라 시인
도서출판 시와실천 대표

영화로운 제주살이

(사진: 시와실천 출판사 마당에서 막거리 파티와 영화 감상)
(사진: 시와실천 출판사 마당에서 막거리 파티와 영화 감상)

궤도 이탈을 꿈꾸던 즈음

스물, 말馬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간절함과 용기백배가 맞닿아

막걸리 파티 영화로운 나날

말이 통하는 마음에 와닿는 제주

-장한라

 

스무 살 때, 친구와 함께 대학 입학 자축하자며 제주 배낭여행에 나섰다.

성산포 가는 길에 동상인 듯 서 있는 대동물 말을 처음으로 만났다.

동물을 좋아하는 나는 가만히 말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다가 홀리듯 빠져들었다.

  “너랑 같이 살고 싶네”

훅 내뱉은 한마디는 부지기수로 제주를 들락거리게 했고, 사십 중반 이르러 간절함과 용기백배가 맞닿아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이뤄졌다. 대학 기숙사에 거처를 두고 말산업 전문인력양성센터와 도서관지기로 말 덕분에 꿈꾸던 제주살이를 시작한 셈이다.

말과 제주개를 키우며 손은 거칠어졌지만, 제주의 하늘과 바다, 오름 속에서 마음은 더없이 풍요로워졌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한 제주살이 12년 차, 말이 끌어주고 수눌음 제주사람이 품어주어 지금은 육지의 가족도 이주하여 함께 지내고 있다.

제주의 자연이 주는 에너지와 축복으로 날마다 새로운 도전이고 새로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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