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작가 '채기선'이 한라산을 그려야만 한 사연은?
한라산 작가 '채기선'이 한라산을 그려야만 한 사연은?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9.07.08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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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2월 한라산의 깊이에 매료돼 감동"
채기선 작품 '한라산'
채기선 작품 '한라산'

이글을 쓰는 지금.

2019년 7월 중순 한여름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푹 찌는 날이지만,
바라는 비는 내리지를 않는다.

여름은 항상 그런 비의 갈증과 무더위가 공존하는가 보다.

1984년 이후 10여 년간의 여름날을 떠올려본다. 그림에 미쳐있던 나의 이십대는 무더위 따위는 의식하지 않고 낮에도 그리고, 날밤을 새우고는 화실 옥상에서 신문지를 깔고 잠을 자다 아침 새벽이슬에 잠이 깨면 근처 월산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에 배를 채우고는 또다시 그리고 또 그렸던 시절이었다.

이십대 중반부터 제주의 자연에 심취해 이젤을 메고 버스에 몸을 싣고 자연의 영감을 얻고 다작을 하였다. 생활의 궁핍도 의식 않고 그리고 또 그리던 사이 제주의 자연을 그린 유화작품 일천여점이 화실가득 쌓여갔다.

1996년 2월 어느 날

채기선의 한라산 작품
채기선의 한라산 작품

삼십대 초반이던 나는 꽃샘추의에 온몸을 파고드는 칼바람이 부는 날 서쪽 풍경을 그리고 돌아오던 해지는 저녁, 하늘이 붉어지더니 흰 설산이던 한라산이 핑크빛 영혼으로 물들어갔다.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설레임에 벅차올랐다. 제주의 자연에 심취해 풍경화에 주력하던 나는 이날의 한라산에 깊이 매료돼 그날 이후로 풍경을 통한 마음의 표현을 ‘한라산’을 중심 소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상적 삶과 미래에 대한 환상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간다. 이러한 마음속에 이상과 마음에 이어도를 한라산을 통하여 그려보고자 한다.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빛깔
눈시울 붉히며 바라봤던 산과의 대화
잠을 설치게 하는 감동의 기운
너무나 감동스러워 내 자신의 존재마저 자연에 녹아버릴 것 같은
따뜻하고 강렬하고 엄숙한 감동
한줄기 빛이 주는 영원성의 기도 같은 감동
낮달에 신비와 작은 점의 광대한 공간감과 그리움

외길.
그것은 나의 길
어쩌면 모두가 걷는 길
푸른 신비는 회상과 찬란한 기억의 신비를 이끌고 다가온다.
어떠한 표현을 하던 내 그림은
행복을 전하고 따스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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