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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시골로 떠난 김순이 시인 시선집 ‘제주야행’ 출간
[신간]시골로 떠난 김순이 시인 시선집 ‘제주야행’ 출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9.06.24 23: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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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마음을 모아야 한다
열매들이 익기 전에
풀잎이 시들기 전에
나뭇잎이 떨어지기 전에
흐트러진 마음 가다듬어야 한다
가야 할 길이 멀고 먼 나는
밤을 지새우는 땀방울
아침이슬로 매져야 한다
가을 깊어
철새들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 들꽃들 피어나기 전에
- 김순이의 ‘가야 할 길이 멀고 먼 나는’ 전문

김순이 시인
김순이 시인

제주바다의 딸인 김순이 시인이 자신의 시세계를 정리하는 시선집 ‘제주야행’을 발표했다.

늘 바다를 꿈꾸는 시인은 언제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갈망을 업보의 언어로 간직하며 살아간다. 보통사람과 시인의 차이점은 시인은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꿈꾸는 자‘라 할 수 있다.

시골로 떠난 지 5년의 세월 동안 자유에 대한 갈망과 꿈꾸는 행위로 고통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에 대한 연민 등을 그려 놓은 김순이표 80점을 한 권의 시집으로 내놓았다.

이번 출간된 ‘제주야행'은 그간 발표된 5개 작품집에서 좋은 작품들을 추려 1부에서 5부로 나눠 엮은 것.

시인은 머리글에서 “시골로 이사 온지 5년, 새소리가 아침잠을 깨우고 어느 문을 열어도 초록 세상이 안겨온다”라며 “민들레 채송화 산수국 쑥부쟁이 노랑어리연꽃 … 이들과 눈 맞추며 사는 나에겐 오늘 하루가 시다”라고 정의했다.

허상문 영남대 교수인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김 시인의 시세계는 근본적으로 낭만주의적 서정시의 문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낭만주의적 인식에 기초한 시인들은 항상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응시하고 그리워한다. 그곳은 시인들에게 새로운 발견과 전유를 통해서 선취 되는 초월의 계기가 되거나 지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순이 시는 고통과 슬픔을 통하여 희망과 기쁨을 양각시킨다”며 “고통과 슬픔은 상처의 다른 이름이지만, 그는 이 상처를 사랑한다. 상처는 고통과 슬픔을 부르지만 그 고통은 사람을 아름답게 한다”며 그의 시선이 아름답고 따뜻함을 표현했다.

시집 '제주야행' 표지
시집 '제주야행' 표지

한편, 김순이 시인은 1946년 제주시 삼도동에서 태어나 제주여고를 졸업했다. 여고 2학년 시절인 1963년에 월간 ‘학원’에 시 ‘자회상’을 발표했다. 김 시인은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제주여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5년에 제주문인협회 회원으로 가입해 문학활동을 재개했고, 제주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시인은 1988년 계간 ‘문학과 비평’에서 시 ‘마흔살’ 외 9편으로 등단했다. ‘제주 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외에도 시집을 다섯 차례나 발간했고 제주 민속에 대한 조사 보고서 「제주해녀의 전승언어」 등 다수의 연구서를 출간했다.

2014년에 성산읍 난산리로 이주해 살고 있다.

■ ‘제주야행’
▷지은이 김순이
▷펴낸곳 도서출판 황금알
▷ISBN No 979-11-89205-35-5-03810
▷초판발행 2019년 6월 27일

▷총페이지 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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