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장한라 시인, 디카시 ‘새벽을 사랑한다면’ 출간
[신간]장한라 시인, 디카시 ‘새벽을 사랑한다면’ 출간
  • 강정림 기자
  • 승인 2019.06.20 1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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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말, 제주해녀 등 제주배경 대부분
50편 사진과 문자로 이뤄진 두 번째 시집

    필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도통, 속사정 알 길 없으니
은근슬쩍 다가가
말이라도 건네봐야지

이젠 정말 괜찮아졌어
 -장한라 디카시 ‘강생이 풀 뜯어먹는’ 전문

장한라 시인
장한라 시인

디카시(digital camera poem)의 짧은 언술은 분명 문자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21세기가 되면서 어느 순간 5행의 짧은 언술이 영상과 하나의 텍스트가 되면서 환기하는 제3의 메시지는 새벽 무렵의 정서를 환기하는 힘이 그 어떤 문자시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새로운 장르인 디카시는 기존의 문자시처럼 착상하고 그것을 시인의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며칠이고 고뇌하고 썼다가 지우고 또 쓰고 고치는 일상이 필요 없다.

시인의 눈과 카메라의 눈에서 자연이나 사물이 전하는 순간의 메시지 혹은 영감, 착상을 그냥 받아적 듯 단숨에 완성해버리는 시인의 상상력은 최소화하고 사물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것. 공감이란 조화가 완성된 것이 디카시 작품의 묘미다.

지난해 도서출판 시와실천 출판업에 발을 들여놓아 제주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장한라 시인의 첫 디카시집 ‘새벽을 사랑한다면’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장르상으로 제주 최초로 발간한 시집 50편의 사진과 문자는 디카시의 매혹을 보여준다. 

장한라의 이번 디카시집은 디카시의 정본 텍스트가 될 만한 것으로, 디카시의 아이덴티(identity)를 잘 드러내는 시집으로 평가된다.

이번 디카시집 ‘새벽을 사랑한다면’은 디카시 정체성의 시금석을 보여주는 동시에 바른 길잡이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선이 닿는 곳, 사람을 살리는 것들은 시옷 안에 다 들어 있다”며, “시의 옷 입고 시의 신을 신고 상냥한 디카시 팔짱 끼고 산책이란 맛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디카시가 고도의 사진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는 것이기에 촬영 기술이 서툴다 할지라도 거리낌 없이 자연이나 사물 앞에서 촬영이 가능하다”며, “기존에 준비된 시와 뉴스N제주 칼럼에 내놓은 작품을 함께 엮어 디카시집을 출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카시집에 수록한 작품은 장 시인이 제주로 이주하면서 제주의 일상 풍경과 따뜻한 가족의 모습도 담았다.

디카시집 ‘새벽을 사랑한다면’ 표지
디카시집 ‘새벽을 사랑한다면’ 표지

이어산 시인(문학평론가)은 해설에서 “이제 멀티언어예술 디카시는 시대의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기존의 문자시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보완, 강화함은 물론 세계적 예술의 장르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 시인의 제주사랑은 작품에서 한라산과 제주의 말과 제주해녀, 제주의 고기잡이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배어있다”며, “제주사람보다 더 제주를 사랑하는 장시인의 작품이 디카시의 들불이 되고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들불이 돼서 문학한류의 이정표가 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장한라 시인은 부산출생으로 1985년 김남조 시인의 사사를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 첫 시집 ‘즐거운 선택’을 출간하고 두 번째 시집인 2019년 첫 디카시집 도서출판 시와실천을 통해 출간했다.

디카시집 '새벽을 사랑한다면'
도서출판 시와실천 디카시선 002 / 2019년6월 17일 초판/ 134페이지 / 값 10,000원 / ISBN 979-11-90137-04-1 03810 / 판형 207*13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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