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전교조 제주지부 창립 30주년 기념사
[원문]전교조 제주지부 창립 30주년 기념사
  • 뉴스N제주
  • 승인 2019.06.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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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참교육의 희망입니다>

1989년 무렵, 교육현실은 암담했습니다.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시달렸고, 교사들은 권위적 교육체제에 짓눌려 있었습니다. 경쟁교육에 스러져가는 우리아이들을 살리고자 했던 절박한 심정으로, 강압적이고 비민주적인 학교를 바꿔나가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전교조는 탄생하였습니다.

지난 30년간 엄혹한 탄압과 시련에 흔들리면서도 잘 이겨내고 참교육 한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조합비와 후원회비를 내며 조직을 사수하고 해직교사를 지켜내신 선배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인이 되신 고 현정희 선생님을 비롯하여 선배 선생님들의 참교육을 향한 열정과 실천활동으로 30년동안 제주에 참교육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전교조는 서로 돕고 협력하는 가치를 지향하며 학생들에게 더불어사는 삶의 소중함과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교육을 실천해 왔습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4.3 역사기행, 다혼디문화학교, 청소년 축제, 동아리 축구대회, 참실발표대회 등을 통해 전교조의 이런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교조는 참교육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제도와 정책을 바꾸는 일을 하였습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하는데 힘을 모았고 도일제고사를 폐지하였으며 학교혁신운동으로 학교문화를 바꿔나가는 활동 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학교 현장은 힘듭니다.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참석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발언이 생각납니다.

어른들도 법적으로 52시간까지만 일 하자고 하는 나라에서 그보다 더 많은 시간,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우리 아이들의 불행한 학교에서의 삶을 접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요?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하고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교육주체 모두가 피로한 학교현실,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합니다. 전교조는 참교육과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의 강령을 받아 안고, 교육의 3주체 요구에 근거한 새로운 가치와 비전 제시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잊지 않고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선배님이 걸어오신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전교조 결성 30년을 맞아 전교조제주지부는 지난 30년간 전교조에 주셨던 사랑과 연대의 마음을 간직하며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숨, 쉼, 삶을 위한 교육,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참교육 세상을 다시 그려보겠습니다.

2019년 6월 1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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