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재학 中
부처님께서는 일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진리이기 때문에 생각을 덧붙이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 바가 있다.
해당 말씀은 현재 나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좋고 나쁨이란 가치로 분별하지 말고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으로 덤덤히 받아들이라는 말씀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사람과 상황같은 외부적인 것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인연 따라 사람과 환경이 다가오는 것처럼 내면의 생각들도 여러 조건이 맞물리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법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드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그 사람의 성향을 결정짓는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그의 이론은 아마 내가 말한 위의 조건에 포함되는 개념일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생각이라는 것이 일종의 논리처럼 인과의 흐름을 타고 뻗어 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뜬금없이 어떤 생각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0대와 30대 시절 내내 고시 공부에만 매진했던 사람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고 돈과 명예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 출가를 선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삶이라는 것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과거 선사들은 ‘모르겠다’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다가오는 인연들을 받아들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흐름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인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야 수용을 하는 편이 현명하겠지만, 건전한 욕망 실현을 위해서는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내 상황에 대한 자각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리를 해보아야 한다.
물론, 몇몇 사람은 그와 같은 생각조차도 인연이 되어 올라온 것이니 흐름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개념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과 생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편하다고 했던 선택이 실은 두려움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 상처에서 기인한 선호였을 수도 있는 법이다.
나는 흐름에 자연스럽게 편승하여 물과 같은 삶을 살기에 앞서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들은 감정과 생각이 그런 복잡한 작용을 통해 분출되는 거라면 내면 안에 깃든 진지한 열망과 소원을 어떻게 인식하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나는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바로 자기자신에게 있다는 것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