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칼럼](24)진실과 선의의 거짓말
[김성훈 칼럼](24)진실과 선의의 거짓말
  • 뉴스N제주
  • 승인 2023.04.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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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성훈 수필가
김성훈 수필가

통신수단이 발달하고 각종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정보습득이 쉬워졌다. 그렇지만 다양한 매체 등장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정보제공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평면지구론’은 지식인 중에서도 혹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평면지구론(Planar Earth Theory)은 지구가 평면으로 되어 있다는 이론으로, 지구가 구 형태가 아니라 평면 형태로 되어 있으며, 극지방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지구가 공전하는 원반 모양의 평면 디스크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 이미 여러 가지 증거로 밝혀져 있으므로, 현대 과학계에서는 이 이론을 거부하고 있다.

거짓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이 명백하다. 칸트는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이라는 윤리적 원리를 제시했다. 이 원리에서는 "행동의 원리가 범용적 법칙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를 따져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본다. 

즉, "내 행동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도 문제가 없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을 판단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남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라는 행동 원리를 적용해보면, 만약 이 원리가 범용적 법칙으로 작용한다면 모든 사람이 남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어서 사회적인 불안과 혼란이 초래된다. 따라서 이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칸트의 정언명령은 다른 사람에게 참된 정보를 전달하는 데는 항상 참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 

칸트의 이러한 이론은 그가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며, 인간이 다른 인간을 대할 때 존엄하게 대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근거하고 있어서, 칸트의 정언명령은 부당하지 않으며, 그것은 도덕적 지침으로서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나치면 생각하지 못한 불행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단편소설로 표현한 ‘거짓말에 관하여’라는 단편소설을 쓴 미국 작가가 있다. 그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으로, 본명은 사무엘 롱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이며, 1835년 미국 미주리주 플로렌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미시시피 강가의 작은 마을 해니벌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아버지의 죽음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열두 살에 인쇄소 견습공 생활을 시작했다.

1857년에는 미시시피강의 수로 안내인이 되었다. 그는 1861년에 남북전쟁이 터지자 남군에 들어갔으나 2주 만에 빠져 나와, 네바다주 공무원으로 부임하는 형을 따라 서부로 가는 역마차 여행에 동행했다. 

금광을 찾겠다는 일확천금의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실패하고, 언론계로 관심을 돌려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 주의 신문사에 뱃사람 용어로 강의 안전수역을 나타내는 '두 길 깊이'를 뜻하는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그는 1910년 뉴욕에서 사망하기까지 많은 작품을 집필하여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거짓말에 관하여'의 내용을 보면, 엄격한 청교도 규율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살던 헬렌 가족에 관한 내용이다. 

헬렌의 가족은 모두 4명으로, 36살의 과부 마가렛과 그녀의 16살 딸 헬렌, 그리고 쌍둥이 자매인 67살 한나와 헤스터가 있다. 그들은 마가렛의 시어머니들이다. 헬렌의 가족은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관계였으며, 헬렌에게 도덕과 윤리의식을 엄격하게 가르치며 거짓말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았다. 

한나와 헤스터는 거짓은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주의자로, 헬렌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픈 어머니에게 사죄하게 만들었고, 어머니 마가렛은 딸 헬렌을 다정하게 안아주며 용서했다. 그 짧은 포옹으로 장티푸스에 전염된 헬렌은 결국 저세상으로 가게 된다. 

한나와 헤스터는 병으로 죽어가는 헬렌과 마가렛을 간호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헬렌과 마가렛에게 잔혹한 진실을 말하지 않고 달콤하고 아름다운 거짓말을 하면서, 한나와 헤스터는 그들의 삶의 원칙을 비통한 마음으로 깨뜨리게 된다. 

선의의 거짓말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한다. 선의의 거짓말조차 하지 않는 진실한 사람은 고지식하고 무뚝뚝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한나와 헤스터처럼 지나치게 진실하고 정직하게 산다면서 다른 사람의 불행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진실이 중요하고 항상 우선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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