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99)서안나의 '애월'
[뉴스N아침시](99)서안나의 '애월'
  • 뉴스N제주
  • 승인 2023.04.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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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7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양배추 농가와 한경면 고산리 월동무 농가를 잇달아 방문해 태풍 피해를 입은 농가들의 상황을 살폈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양배추 농가(태풍피해모습)

애월

 

서안나

나는 밤을 이해한다
애월이라 부르면 밤에 갇힌다
검정은 물에 잘 녹는다

맨발로 돌 속의 꽃을 꺾었다
흰 소와 만근의 나무 물고기가 따라왔다

백사장에 얼굴을 그리면
물로 쓰는 전언은 천개의 밤을 끌고 온다
귀에서 꽃이 쏟아진다
내 늑골에 사는 머리 검은 짐승을 버렸다

시집에 끼워둔 애월은 눈이 검다
수평선에서 밤까지 밑줄을 그어본다
검정은 물에 잘 녹는다

검정은 어디쯤에서 상심을 찢고 태어나나
나는 오늘부터 저녁이다

서안나 시인
서안나 시인

*서안나(徐安那) 약력

1990년 《문학과 비평》겨울호 시 등단, 시집으로 『푸른 수첩을 찢다』, 『플롯 속의 그녀들』, 『립스틱발달사』, 평론집으로 『현대시와 속도의 사유』, 연구서 『현대시의 상상력과 감각』, 편저『정의홍선집 1ㆍ2』, 동시집으로 『엄마는 외계인』, <서쪽> 동인. 대학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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