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2024-03-28 18:28 (목)
>
[현금이 칼럼](5)"변화를 두려워 말라"
[현금이 칼럼](5)"변화를 두려워 말라"
  • 뉴스N제주
  • 승인 2018.08.26 0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y Golden Maple, 토론토에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The more things change, the more they stay the same"

유명한 프랑스 격언으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어 널리 인용되는 경구이다.

9년 전 딸이 대학 입시때 에세이 주제로 주어져서 남편까지 나서서 이 문장의 진의를 파악하려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표면적으로 많은 게 변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본질은 그대로 존재한다'는 직역 그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오바마의 슬로건으로 “Change” 라고 외칠 때 상대 보수당에서 반대 논리로 많이 쓰여져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너희 진보 세력들이 권력을 바꾸고 체제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다 바꾸자'라고 아무리 떠들어봤자 소용없어, 우리라고 그렇게 안해본 거 같냐, 결국 똑같아 헛소리 마라, 노력해봐도 결과적으로 제자리인 걸 꼭 경험해봐야 하냐며 변화를 꾀하는 자들을 위축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심지어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까지 듣게되면, 새로움을 추구하며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작도 하기전에 김빠지는 소리로 인식되는 게 사실이다.

언뜻 들으면 마치 득도한 현자의 혜안이 담긴 말로 그럴듯 하게 들린다. 그렇다면 어차피 죽을 운명인데 인생 뭐 그리 아둥바둥 열심히 비루한 목숨 구걸하듯이 살 필요가 있나, 오히려 매순간 실컷 즐기다 가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뻔한 결과를 머릿속에 그리다보면 변화하고 진화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보통 시민들의 의지는 무용지물이 되어 그들이 정착시켜놓은 시스템을 본질이라고 호도한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젊은이들에게는 자신의 비관적 상황과 맞아 떨어질 경우 그런 식의 자조섞인 말들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기회들이 끊임없이 존재하며 때론 부정적인 결과가 수반될 지라도 직접 해보고 스스로 인지하며 자성하여 나아가는 반복의 시간들이 개개인의 역사를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수많은 이들의 염원과 기대감을 안고 오바마가 세계 최강대국의 지도자로 노벨평화상까지 거머쥐었지만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를 우선으로 하면서 정작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아이러니한 상황을 초래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증명해 보였고, 자국의 시민들과 이루려했던 변화와 진전에 대한 열망만큼은 진정한 노벨상감이 아닐까 애써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본다.

누군가 내게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알려주며 충언하거든 의심이 사라질 때까지 의심하라.

내 귀와 눈을 막고 다양한 생각을 방해하는 자, 변화를 주저하는 자 ,약자들끼리의 싸움을 조장하는 자, 정치와 사회에 대한 혐오나 무관심을 종용하는 자들을 끝까지 의심하라.

정체되고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고 진보시키는 자들은 결국 수없이 의심하고 변화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소신있게 행동하는 그 사회의 소수라는 걸 역사는 일관되게 보여준다.

나 하나 변한다고 세상이 꿈쩍이나 하겠어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일텐데, 이런 생각이야 말로 그들의 힘에 찍소리 한번 못하고 굴복하는 것이다. 때론 노력에 비해 변화의 진도가 미미해 보일 것이나, 그 미미한 점들이 이어져 개인이든 국가든 나아가 모든 생명체를 품은 우주든 그 나름의 역사를 이루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지언정 그들을 이룬 수많은 변화의 과정들 자체가 본질의 일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신비로운 우주 역시 130억년 이상 끊임없이 진화되고 발전되어 왔다고 한다. 먼지보다도 미비한 존재인 우리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에 말이다. 하물며 수십년 살다 가는 주제에 어차피 인생 거기서 거기야 라며 어줍잖은 조언따윈 거두시길. 특히 나이를 성공한 인생에 대한 표창장인 듯 착각하며 젊은 사람을 누르는 기성세대들에게 고하노니 제발 입 대신 지갑을 열라.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스스로 도전하고 변화하고 때론 자성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훗날 내가 걸어왔던 길이 온전히 내것이 되어, 행복했거나 불행했거나 그 순간순간들이 엮어낸 본질을 마주하고 싶다.

재선 당선 확정 후 오바마의 연설에서 나온 짜릿한 문구를 덧붙이며 끝을 맺고자 한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The best is yet to come.”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