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큰심방 무구자료 80건 기증받아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큰심방 무구자료 80건 기증받아
  • 김진숙 기자
  • 승인 2023.02.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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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고행선 큰심방의 유족인 고만옥씨로부터 멩두·무악기 등 기증받아
제주도 큰심방 고(故) 고행선의 무구자료 80건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은 제주도 큰심방 고(故) 고행선의 무구자료 80건을 유족인 고만옥(고행선 큰심방의 남동생)씨에게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고 고행선 큰심방(1928~2022)은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출신으로, 20대 후반에 신내림을 받고 주로 제주시 및 서부지역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12월 27일 향년 95세에 별세했다.

해당 무구자료는 올해 1월 말 서순실 심방(제주큰굿보존회장)이 주재한 고행선 큰심방을 기리는 당주하직굿(심방이 무업을 그만두기 위해 신에게 고하는 굿) 등의 추모제례를 마친 후 기증됐다.

기증자료는 고행선 큰심방의 손때가 묻은 무구류(巫具類)로, 심방의 기본 무구인 멩두[명두, 明斗]*라 일컫는 신칼·산판·요령과 함께 무악기(巫樂器)인 대영(징), 북, 장구, 설쇠, 바라가 있으며, 또한 의례에 사용된 제기(祭器) 일괄과 기메** 등이 있다.

향후 기증자에게는 기증증서를 발급하고 기증자 명패를 게시하며, 기증자료 전시코너의 전시를 통해 기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제주도 무(巫)에 대한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고행선 큰심방의 혼이 담긴 유품을 기증받아 매우 뜻깊다”며 “이번 기증은 사라져가는 제주도 무속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단초가 됐으며, 향후 제주도 유무형의 무속 조사·연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멩두는 '삼멩두'라 하는데, 신칼·산판·요령을 총칭하는 말이다. 심방은 이 세 가지 무구, 곧 멩두를 조상이라 일컬으며, 자기 집안에 상시 모시고 굿을 하러 갈 때 이것을 가지고 가서 해당 무구(巫具)로써 신령을 청해 점을 친다.

**기메는 인간과 신을 이어주는 무속도구 중 하나로, 제장에 설치하거나 의례에 직접 쓰기 위하여 창호지나 백지, 천 등으로 만든 신의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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